지난 9일 오후 전화 통화가 닿은 김응룡 전 삼성 라이온즈 사장에게 이승엽(35, 삼성)의 내년 시즌 전망을 물었다. "내가 야신이야. 그걸 어떻게 알아". 역시나 예상은 어긋나지 않았다. 김 전 사장다운 특유의 퉁명스러운 답변이었다. 물론 진심은 아니다. 누구보다 잘 되길 바라는게 그의 마음이다.
8년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한 이승엽은 5일 삼성과 총액 11억원(연봉 8억원, 옵션 3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1995년 삼성에 입단한 이승엽은 9년간 통산 1143경기에 출장, 타율 3할5리 1286안타 324홈런 948타점 883득점을 기록했다.
이승엽은 개인 통산 5차례(1997, 1999, 2001, 2002, 2003년) 홈런왕에 오르며 홈런 타자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특히 2003년 6월 22일 대구 SK전에서 세계 최연소 개인 통산 300홈런 고지를 밟았다. 그리고 2003년 10월 2일 롯데와의 홈경기서 시즌 56호 아치를 쏘아 올리며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승엽은 최형우, 박석민과 함께 삼성의 중심 타선을 이끌 예정. 그리고 이승엽의 가세 속에 류 감독이 추구하는 화끈한 공격 야구가 완성될 전망. 또한 류 감독은 이승엽이 젊은 선수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김 전 사장은 "삼성이 최근 들어 외부 FA 선수를 영입하지 않고 젊은 선수들을 키워 우승했잖아. 누가 봐도 삼성의 전성기라고 볼 수 있어. 게다 이승엽이 팀에 복귀했으니 국민타자로서 제 몫을 해준다면 엄청 강해져. 이승엽의 활약 여부에 모든게 달려 있어"라고 힘줘 말했다.
삼성은 이승엽의 우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사장은 "이승엽의 활약에 모든게 달려 있어. 그만큼 이승엽이 잘 해줘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리고 이승엽이 모든 부분에서 모범이 되고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게 김 전 사장의 설명이다.
올 시즌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획득한 최형우에 대해 "많이 좋아졌다. 그 정도면 됐다"는 김 전 사장은 "박석민과 채태인이 많이 올라와야 한다. 내년에는 잘 해줄 것이라고 봐. 이들까지 해준다면 삼성 타선은 더욱 강해져. 삼성 타선은 타 구단에 비해 젊고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과 2008년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를 이끌었던 최형우, 박석민이 중심 타선을 이끈다면 파괴력은 배가 될 전망. 상대 투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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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