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은 보강됐지만 3루가 관건이다".
한화는 올 겨울 알찬 전력보강에 성공했다. FA 시장에서 실속파 불펜 투수 송신영을 영입했고, 일본프로야구에서 돌아온 김태균도 최고 대우로 고향팀에 복귀한다. 2009년 말 부임 이후 구단에서 이렇다 할 지원이 없었던 한대화 감독으로서도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감독 입장에서 만족이란 없다. 한대화 감독은 "아무래도 우리팀 전력이 보강된 건 사실이다. 송신영이 새로 들어오고 집나간 김태균도 돌아왔다"며 "그러나 아직 부족한 점이 없지 않다. 특히 3루가 불안한데 이여상과 하주석 같은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즌 내내 한화의 약점으로 지적된 포지션이 3루수다. 지난해 송광민이 갑작스런 군입대 문제로 시즌 중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한화의 3루는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 됐다. 현역 시절 3루수 골든글러브만 무려 8차례 받은 한 감독은 "마치 벌 받고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3루에 대한 갈증이 심했다.
한 감독이 3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두 가지 측면이다. 첫째는 당연히 공격이다. 1루수처럼 3루수는 전통적으로 장타와 타격이 필요한 포지션이다. 그러나 타격이 다가 아니다. 한 감독은 "3루에서 타구가 빠지면 무조건 장타가 되기 때문에 대량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 3루가 강해야 팀이 강해진다"고 거듭 역설했다.
내년 시즌 호성적을 위해서라도 공수에서 활약해줄 수 있는 건실한 3루수가 필요하다. 한 감독은 내부에서 누군가 튀어나와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며 기량이 올라오고 있다"며 이여상과 하주석의 이름을 거론했다. 올해 주전 3루수로 활약한 이여상과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내야수 하주석을 경쟁시키겠다는 것이 한 감독의 복안이다.
2군 타격왕 출신인 이여상은 올해 주전 3루수로 활약했다. 타율 2할2푼2리 3홈런 38타점 15도루를 기록했다. 부상에 따른 동계훈련 부족으로 여름 이후 성적이 떨어졌지만 경험에서 가장 앞서 있다. 마무리훈련을 통해 부족한 수비를 보완하고, 타격 준비 동작을 빠르게 가져가며 업그레이드를 노렸다. 하주석은 고졸 신인이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보이며 경쟁 구도에 뛰어들었다.
이여상은 "열심히 준비해서 내년에는 감독님이 '3루가 문제'라는 말씀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의욕을 불사르고 있다. 하주석도 "한상훈·이여상 선배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셔서 도움이 된다. 1군 벤치라도 앉고 싶다"며 신인다운 배움의 자세와 겸손함을 잃지 않고 있다. 한대화 감독도 "두 선수의 기량이 올라오면 3루수 걱정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범호의 이적 이후 한화의 오랜 아킬레스건이 된 핫·코너. 과연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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