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LG 트윈스 주장이 유력한 '적토마' 이병규(37)가 주축 선수 3명이나 빠진 상황에 대해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팀 내 분위기 다잡기에 앞장섰다. 최고참으로서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병규는 올해 127경기에 출장해 3할3푼8리의 타율에 164안타 16홈런 75타점 6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타격부문 순위를 보면 타율 3위, 최다안타 2위, 장타율 5위(4할8푼7리), 홈런 11위, 루타수 4위(236루타)로 전 부문에서 상위에 올랐다. 적토마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병규는 잠실구장을 맘껏 뛰어다녔다고 보면 된다. 개인으로만 놓고 보면 최고의 시즌이다.
그러나 이병규는 시즌을 마친 뒤 마음이 편치 않았다. 시즌 초 LG가 공동 1위까지 올라가며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듯 보였다. 그러나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었다. LG는 시즌 중반부터 급격히 추락하며 최종 순위 6위로 마감했다. 또 다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대한 베테랑으로서 책임감이 컸다.

문제는 또 생겼다. 당장 내년 시즌 또 다시 4강을 위해 팀이 도전해야 하는 상황에 LG는 주전 선수 3명이나 스토브리그에서 팀을 떠났다. 14년 동안 LG 안방을 지킨 조인성은 FA 자격을 얻어 SK로 이적했다. 여기에 1루수 이택근과 마무리 송신영도 각각 넥센과 한화로 이적했다. 동료가 떠났다는 점은 그에게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러나 이병규는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자는 뜻을 나타냈다. 이병규는 "떠난 건 어쩔 수 없다. 본인들이 대우를 받고 가서 좋은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없다고 생각하면 힘이 없어지는 것인데 나머지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이병규는 새로 팀에 합류한 선수들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냄과 동시에 기존 선수들 사이에서 힘을 모아 전화위복으로 만들기를 기대했다. 그는 "나부터 더 노력 할 것이다. 후배들도 더 노력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하다 보면 오히려 상승효과가 날 수도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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