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중견수가 강세를 보이는 전통이 재현될 것인가.
올 시즌 최고의 선수들을 뽑는 2011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1일 학여울 SETEC에서 벌어진다. 이미 각 포지션별로 치열한 격전이 예상되는 상황. 특히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가 많은 외야수 부문에서는 수상자를 쉽사리 점치기 힘들다. 올 시즌 타격 3관왕 최형우(삼성)의 수상만 유력시되는 가운데 손아섭, 전준우(이상 롯데), 이용규(KIA), 이병규(LG) 등 네 명의 후보자가 남은 두 자리를 놓고 다투는 형국이다.
외야수 골든글러브는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 등 수비 포지션과는 관계없이 외야수부문 득표 상위 3명까지 수상한다. 이러한 가운데 역대 골든글러브 수상자 명단을 확인해 보면 중견수는 거의 매년 이름을 올리며 일종의 프리미엄을 누린 것을 알 수 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2004년 공동수상 4명을 포함해 모두 34명이다. 이 가운데 포지션별로는 좌익수 7명, 중견수 18명, 우익수 9명씩 각각 황금장갑을 얻는데 성공해 전체 수상자 가운데 절반이 넘었다.
특히 중견수는 거의 매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06년에는 이용규(KIA), 이택근(현대), 박한이(삼성) 등 세 명의 수상자가 모두 중견수였다. 또한 3위표가 동률이라 네 명의 수상자가 탄생한 2004년에는 우익수 클리프 브룸바(현대)를 제외한 세 명의 중견수 이진영(SK), 박한이(삼성), 이병규(LG)가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2000년대 들어서 중견수가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한 건 2002년 단 한 차례였다. 당시 송지만(한화), 이종범(KIA), 심정수(현대)가 수상자였는데 모두 주 포지션이 우익수였다. 세 선수가 중견수로 출전한 경기를 모두 더해도 5경기(송지만 4G, 이종범 1G)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유일하게 우익수 3명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케이스로 남아있다.
여기에 흥미로운 사실은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가 고루 수상에 성공한 케이스가 드물었
다는 점이다. 2003년에만 양준혁(삼성)이 좌익수로, 이종범(KIA)이 중견수로, 심정수(현대)가 우익수로 각각 수상했다.
올 시즌 골든글러브 유력후보 가운데 중견수는 이용규와 전준우 두 명이다. 손아섭은 우익수로 주로 경기에 출전했고 이병규는 이진영 공백으로 우익수로도 출전했지만 좌익수가 주 포지션이다. 과연 올해도 중견수 강세가 이어질지, 아니면 2002년 이후 9년 만에 중견수 수상자가 나오지 않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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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골든글러브 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