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남성중심 스포츠로 유명합니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 코칭스태프, 심판은 물론 배트보이까지 경기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이 남성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최근에는 구단들의 마케팅 일환으로 여성도 경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바로 ‘배트걸’이죠. 배트걸은 투수의 로진 교환, 타자의 배트‧보호대 정리 등을 하며 배트보이를 대신해 담당합니다.
그런데 배트걸의 복장이 이상합니다. 어째서 배를 훤히 드러내고 짧은 핫팬츠를 입는 걸까요. 위험하다고 헬멧과 보호대를 착용하지만 정작 다리와 배를 다 노출시키는 모습은 볼 때마다 아이러니합니다. 시즌 막바지로 접어드는 초가을, 쌀쌀한 날씨에도 핫팬츠 차림으로 그라운드를 활보하는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입니다.
사실 프로야구는 출범할 때부터 남성들에게 인기 있는 스포츠였습니다. 물론 그 인기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지만 그 때와 달리 야구를 즐기는 여성들도 많아졌습니다. 게다가 부모님 손잡고 구경 오는 어린이 관중도 상당히 많구요. 이는 곧 야구가 성인 남성들만 즐기는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당수의 여성팬들은 배트걸의 복장에 눈살을 찌푸리고, 아이와 함께 야구를 보러 온 부모세대는 이들의 복장을 아이가 볼까봐 걱정합니다.

물론 프로야구의 흥행을 위해선 이목을 집중시킬 다양한 마케팅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프로야구가 폭넓은 세대의 지속적인 관심을 얻기 위해선, 이런 작은 부분도 다시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요.
/이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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