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T-오카다와 4번 타자 '선의의 경쟁' 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2.11 07: 44

"이대호에 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팀에도 좋은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오릭스 버팔로스 외야수 T-오카다(23)가 '한국의 거포' 이대호(29)와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지난 10일 일본 에 따르면 T-오카다는 "이대호에 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면 팀에도 좋은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이대호와 서로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내년 시즌 팀의 4번타자로 이대호를 점찍은 가운데 T-오카다의 4번 수성 선언 표명이라 관심을 끈다.
올해로 6년차가 된 T-오카다는 풀타임 주전 첫해였던 지난해 129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 33홈런 96타점으로 활약하며 홈런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퍼시픽리그 유일한 30홈런 타자로 1962년 요미우리 오 사다하루(38개) 이후 무려 48년 만에 만 22세의 나이에 홈런왕에 올랐다.

그러나 풀타임 4번타자로 주목받은 올해는 134경기에서 타율 2할6푼 16홈런 85타점에 그쳤다. 퍼시픽리그 공동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지만 지난해에 비해 절반 넘게 홈런이 떨어지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오릭스도 팀 홈런 76개를 기록, 리그 12개팀 중 9위에 그칠 정도로 장타 부재에 시달렸다.
T-오카다는 홈런 감소 원인을 이른바 '통일시합구'라고 불리는 저반발의 공인구에서 찾았다. 올해부터 미즈노사에서 만든 새 공인구로 통일한 일본프로야구는 심각한 투고타저 및 저홈런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1605개)보다 올해(939개) 홈런이 눈에 띄게 감소했는데 이는 수치상으로 무려 41.5%가 하락한 것이었다.
T-오카다도 "통일구로 타구가 날아가지 않는다는 걸 실감했다"며 배트 무게를 늘리는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트 무게를 늘림으로써 거포 명예를 회복하겠다는게 T-오카다의 의지. 이는 이대호와 4번 경쟁에서도 지지 않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오른손 4번타자에 갈증을 느껴온 오카다 감독은 "이대호가 첫 해부터 팀에 잘 적응해서 4번타자로 좋은 활약을 해주길 바란다"며 이대호에게 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대호는 최근 2년간 한국에서 타격 타이틀 10개를 가져갈 정도로 타격의 정확성과 파워를 두루 갖췄다. 일본에 흔치 않은 '파워있는 우타자'라는 희소성도 갖고 있다.
오릭스 4번 타자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지만 좌타자 T-오카다와 우타자 이대호가 중심타선에서 조화를 이룰 경우 가공할 만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만하다.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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