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 이병규(37, LG 트윈스)가 생애 7번째 황금장갑 획득에 실패했다.
이병규는 10일 열린 '2011 롯데카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에 당당히 후보에 올랐으나 최형우(28, 삼성), 이용규(26, KIA), 손아섭(23, 롯데)에 밀리며 5위(102표)에 그쳤다.
조금은 의외의 결과였다. 올 시즌 성적은 분명히 골든 글러브감이었다.

이병규는 올해 127경기에 출장해 3할3푼8리의 타율에 164안타 16홈런 75타점 6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타격부문 순위를 보면 타율 3위, 최다안타 2위, 장타율 5위(4할8푼7리), 홈런 11위, 루타수 4위(236루타)로 전 부문에서 상위에 올랐다. 적토마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병규는 잠실구장을 맘껏 뛰어다니며 제 2의 전성기라는 말까지 들었다.
올해 골든글러브에서 최고 득표를 수상한 최형우에 이어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2위에 해당한다. 손아섭, 이용규, 전준우보다도 뛰어났다.
그러나 팀 성적이 그의 골든 글러브 수상에 발목을 잡고 말았다. 시즌 초 LG는 공동 1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6월 초까지만 해도 2위였다. 그러나 LG는 이후 연전연패에 빠지며 지난 2002년 이래로 9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골든 글러브는 말 그대로 각 포지션별 최고 활약을 한 개인상이다. 그러나 과거의 사례를 놓고 보면 팀 성적이 상당히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사례도 보자. 조인성(36, SK)은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고 데뷔 후 처음으로 황금 장갑을 품에 안았다. 개인 성적은 2위를 차지한 박경완을 압도했지만 LG는 6위, SK는 우승팀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어서인지 불과 2표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당장 올 시즌 수상자만 놓고 봐도 알 수 있다. 골든 글러브 수상자 10명 가운데 유격수 부문 이대수(30,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9명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에서 나왔다.
이병규로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역시도 투표 결과에 앞서 팀 성적이 좋지 못해 수상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그러나 이병규는 내년 시즌에 생애 7번째 골든글러브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이병규는 실력 만큼이나 골든 글러브와 인연이 깊다.
지난 1997년 LG에 입단한 이병규는 신인 첫 해 골든 글러브를 끼는 등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 2006시즌까지 6차례(1997, 1999, 2000, 2001, 2004, 2005년)나 수상했다. 고 장효조(5차례)를 넘어선 역대 골든 글러브 외야수 부분 최다 수상자다.
역대 최다 수상자는 한대화(52) 한화 감독과 양준혁(42) SBS 해설위원이 8차례 수상했다.
과연 이병규가 내년에는 골든글러브 수상을 할 수 있을까. 올해와 같은 개인 성적과 더불어 LG의 4강 숙제까지도 풀어야 생애 7번째 수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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