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의 중년 연기자들이 탄탄한 연기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방송 첫 회부터 실감 나는 성형중독자 연기로 화제가 되었던 이미숙(오현아 역)은 매회 착용한 의상과 액세서리, 화장품 등을 완판 시키며 섹시하면서도 우아한 신(新) 중년 패셔니스타로 등극하며 가장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주목받고 있고, 김해숙(강수정 역) 역시 단아하면서 이지적이고 차분한 '청담동 사모님' 스타일로 극 중 지형(김래원 분)을 감싸 안아주는 태평양 같은 모성애를 진실되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극 중 이미숙의 남편이자 노향기(정유미 분)의 아버지역인 박영규(노홍철 역)는 그동안의 코믹한 이미지를 한순간에 날려 버리듯, 지극한 딸 사랑을 현명하게 보여주며 위급하고 꼬여 있는 상황 속에서도 그 중심을 잘 잡아주는 아버지이자 남편, 이사장이라는 모든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임채무(박창주 역)는 자신의 판단과 어긋난 선택을 한 아들을 내쫓은 냉정한 아버지이자 부인인 김해숙에게 쓴소리를 들어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아 독선주의자로까지 비치고 있지만, 자식을 사랑하면서도 표현하지 못하고 혼자 고민하는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인 아버지 모습을 그대로 표현했다.
특히 서연(수애 분)의 고모로 등장하는 오미연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임에도 부모를 잃은 조카들을 제 자식보다 소중하고 훌륭하게 키워내며 싫은 내색조차 하지 않는 인물을 연기하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때로는 공감을 때로는 함께 눈물짓게 하고 있어 명품 연기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렇듯 중견 연기자들의 극 중 캐릭터와 딱 맞아떨어지는 스타일은 물론 거침없고 현실적인 연기, 가슴으로 감싸 안으며 외유내강을 보여주는 내공의 연기 등으로 극의 긴장감을 더해주는 동시에 드라마의 허리 역할을 탄탄히 하며 명품 드라마를 이끌어 나가는데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pontan@osen.co.kr
예인문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