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가 무명가수에겐 오히려 '독'이 될 위험에 처했다.
숨은 고수의 공력을 대중에게 소개시킨다는 명목으로 화려하게 입성한 가수 적우는 겨우 경연 2회만에 뜨거운 반대 여론에 맞닥뜨리고 말았다.
지난 11일 방송에서 부른 '나 홀로 뜰 앞에서'가 기대 이하였다는 혹평이 잇따르고 있는 것. 일부 네티즌은 적우를 '나는 가수다'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자문위원단 장기호 교수에게까지 비난의 목소리를 냈고, 급기야 장교수는 "적우가 이렇게 일찍 '나는 가수다'에 합류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적우의 섭외는 PD의 결정이다"고 해명까지 해야 했다.

기존 출연자들 역시 기대 이하의 무대를 꾸민 적이 많지만, 이같이 큰 논란이 된 것은 처음. 이름 있는 가수들은 첫 출연에서 혹평을 받아도 '떨려서', 혹은 '아직 역량을 발휘하지 못해서'라는 변명이 납득되지만, 적우는 아직 그 내공을 인정받은 바 없기 때문에 한 두번의 무대로 자신의 실력을 평가 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 무명 가수들이 '나는 가수다' 출연을 결정하기 쉽지 않을 전망. 인지도를 쉽게 끌어올릴 수 있지만, 방송 초반 오히려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위험이 큰 셈이다. 이를 이겨내면 '인생 최고의 기회'지만, 그대로 더 큰 슬럼프를 초래할 수도 있는 일.
적우가 기존 출연자와 색깔이 다른 것도 이번 논란에 불을 지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적우의 창법이 '너무 올드하다'는 불만이 많았던 것. 이는 젊은 층이 많은 네티즌 사이에 화두로 떠올랐고, 적우에 대한 시청자들의 실제 불만보다, 온라인에서 더 뜨거운 논란이 일게 하는 원인이 됐다.
그동안 첫 출연자들에게 다소 관대했던 '나는 가수다'가 앞으로 적우의 기준으로 보다 더 엄격해질 수도 있는 상황. 만약 이번 논란이 더욱 거세진다면, '나는 가수다'는 가수들에게 보다 더 부담스러운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 중인 한 가수의 관계자는 "가수들이 느끼는 긴장감과 불안은 상상 그 이상이다. 그래도 정말 열심히, 힘들게 출연하고 있는데, 좀 더 너그럽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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