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민의 베이스볼 다이어리]믿기 힘든 라이언 브론의 약물 양성반응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2.03.15 07: 41

지난 11일 새벽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습니다. 올해 미국프로야구(MLB)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한 밀워키 브루어스 강타자 라이언 브론(28)이 약물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ESPN' 기사를 봤거든요.
브론은 올 시즌 150경기에서 타율 3할3푼2리 33홈런 111타점 33도루로 맹활약했습니다. 브론의 활약으로 밀워키는 30년 만에 지구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죠. 그는 또 시즌 중에 밀워키와 5년간 총액 1억5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맺으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매김 했습니다.
일단 현재 상황을 정리해 보면 브론은 지난 10월 소변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검사에서 근육 강화 효과가 있는 호르몬, 테스토스레론의 수치가 기준치보다 높게 나오면서 양성 판정을 받게 됐습니다. 외부로부터 호르몬을 주입했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브론은 재검사를 요청해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사무국도 아직까지 공식적인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는데요. 'ESPN' 수석 기자인 버스터 온리는 주변의 복수 관계자의 말을 듣고 기사를 썼습니다.
그러나 사실 저는 브론의 약물검사 결과에 대해서 믿겨지지 않습니다. OSEN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밀워키 스프링캠프를 취재했습니다. 클럽하우스에서 브런과 단독 인터뷰도 했었죠.
당시 저는 플로리다까지 총 12개 구단을 돌면서 70명 가까운 선수들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이가 브론이었습니다. 왜냐고요. 인터뷰 내내 가장 진지하고 친절하면서, 진지하게 답변해 주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브런에게 "넌, 야구 밖에 모르는구나"라고 인터뷰를 끝나는 시점에 이야기를 할 정도였습니다.
비록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당시 브론과 인터뷰 내용을 공개합니다.
저는 그에게 가장 먼저 어떻게 계속해서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브런은 지난 200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후 올 시즌까지 5년 연속 25홈런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2006년과 2010년에만 각각 26홈런, 25홈런에 그쳤을 뿐 나머지 3시즌은 모두 30홈런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통산 161홈런을 기록했죠.
이에 대해서 브론은 "네가 보다시피 난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들에 비해 체격이 크지 않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 체력 훈련과 보강 훈련을 한다. 덕분에 홈런이 가능하다. 훈련 없이는 아무것도 없다"라고 진지하게 대답해주었습니다.
실제로 브론은 185.9cm에 95kg 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한국 선수들에 비하면 매우 건장한 체격이지만 메이저리그 내 선수들을 놓고 보면 평균 정도로 보면 되죠.
저는 브론이 열심히 훈련하면 된다는 말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말을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선수들 대부분이 일찍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그는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늦게까지 스스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더라고요.
다음 질문은 '3년 연속 150경기 이상 출장을 한 비결'이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꾸준함과 훈련에는 어느 누구도 이기지 못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루틴(반복적인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경기 전 스트레칭과 훈련도 꾸준히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어깨 강화 훈련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런 훈련들은 가끔은 지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을 해야 부상을 방지하고 꾸준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네가 생각하는 프로 선수란 무엇인지 정의해 달라'고 묻자 "프로란 매일 경기에 맞춰 자신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매일 몸 컨디션이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날은 기분이 좋지만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그러나 항상 상대와 싸워 경쟁할 수 있는 몸과 능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했죠.
특히 브론은 지난 2007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출신이기에 신인왕을 받으면 어떤 느낌이냐고 물었는데요. 그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모두에게 너무 감사했다. 신인상은 특별한 상이다. 모든 사람들이 내가 그 상을 받았다는 것을 계속해서 알 수 있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고 말하더군요.
그러면서 그는 200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하기 전 3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의 중요성을 역설했는데요. 브론은 "마이애미 대학교 시절에는 일주일에 3경기만 뛰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에서 매일 경기를 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법을 배웠다. 처음에는 몹시 피곤했지만 그러면서 몸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체력도 자연스럽게 길러졌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인터뷰에서 브론은 자신의 힘과 능력은 마이너리그 때부터 길러온 체력과 경기력 덕분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했습니다.
더불어 브론은 멀티 포지션 플레이어로 유명한데요. 그는 지난 2007년 3루수로 112경기 945⅓이닝을 뛰며 8할9푼5리의 수비율을 기록했습니다. 실책을 26개나 하면서 이듬해부터 외야수로 전향했습니다. 여러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야에서 외야로 전향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더라고요.
당시 제가 브론에게 이 질문을 한 이유는 한국프로야구에서 홍성흔이 지명타자에서 좌익수로 변신을 시도했기 때문에 그의 노하우를 듣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브론은 "수비 위치 변경은 모든 것이 다르다. 내야와 외야는 다르지만 그 포지션에 적응해야 한다. 가능한 법은 훈련을 많이 하는 법 밖에 없다. 타자들이 타격 연습을 할 때도 가나서 공을 받아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항상 준비되어야 한다. 훈련을 통해서 쉽다는 법을 알 수 있다"며 훈련 또 훈련을 강조했었죠.
그는 또 한국에 대해서 상당히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습니다. 브론은 2009WBC에서 미국대표로출전 했는데요. 당시 한국과 맞대결은 하지 않았지만 한국야구에 대해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는 "국가대표가 된다는 것은 내게 좋은 기회였다. 나라를 대표해 국기를 가슴에 달았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아시아 팀과는 처음으로 대결했다. 아시아 선수들 메이저리그에 와서 많은 선수들이 성공을 하고 있다. 선수들 실력은 매우 뛰어났다"고 평가했죠.
친분이 있는 한국 선수를 묻자 "개인적으로는 아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LA 다저스에서 뛰던 박찬호와 빅 초이(최희섭)를 봤다. 난 LA 출신으로 빅초이를 보면서 성장했다. 어렸을 때 최희섭을 봤다. 그의 팬이었다"고 말해서 놀랐습니다.
특히 그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www.remetee.com)을 직접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들어가 봤더니 주로 티셔츠를 팔더라고요. 재미있는 점은 이 모든 옷을 본인이 직접 디자인해서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그는 "하이 패션이다. 지난 2009년 1월에 만들어서 지금 잘 팔리고 있다. 매출도 좋다. 야구가 아닌 사업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레머티닷컴이고 계속해서 좋은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품질도 좋으니까 꼭 한번 방문해 보길 바란다.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더라고요.
브론은 약물 판정이 나온 뒤 "터무니 없다"며 테스트 결과를 극구 부인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밀워키 구단에서도 마크 아타나시오 구단주 역시 "브론은 모범적인 사람이다. 우리는 그를 지지하겠다"며 브론 편에 섰는데요.
조만간 메이저리그사무국에서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 같은데요. 만약 이번 약물 검사 결과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브론은 5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될 경우 지난 2월 제가 만났던 브론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다 사라질 것 같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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