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7전8기' 스토리 쓴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12.12 15: 58

2011년 12월 12일 한국프로야구가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큰 목표는 7전8기 인생 스토리를 쓰겠다는 힘찬 다짐이었다.
한국야구 최초로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가 12일 오후 3시 경기도 고양 킨텍스 컨벤션센터에서 창단식을 갖고 정식 야구팀으로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다. 초대 사령탑에는 김성근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김광수 전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이 수석 코치를 맡았다.
고양 원더스는 지난 9월 1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협약식을 가졌다. 고양 원더스는 KBO 리그에 속하지 않은 독자적인 프로구단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야구단을 함께 운영하는 것도 처음이다.

공동 운영에 나설 독립야구단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선 유일하게 고양시와 서울시 대치동에 본사를 둔 게임개발업체인 (유)원더홀딩스가 '고양 원더스'로 창단해 내년부터 프로야구 2군 리그(퓨처스 리그)에 나설 계획이다. 정식 리그 출장이 아닌 30여 경기 정도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허민 구단주는 서울대 최초의 비 운동권 출신 총학생회장이자 서울대 야구부 출신이라는 이력,  버클리 음대 유학, 전설의 너클볼 투수인 필 니크로에게 직접 투구법을 전수받았다는 일화 등을 통해 독특한 신세대 괴짜 경영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허 구단주는 "프로야구가 관중 700만에 육박하며 최고의 프로 스포츠가 된 지금 안타깝게도 선수들의 자리가 부족하다. 그래서 선수들에게는 기회를, 팬들에게는 7전8기의 스토리를 선사하고 싶었다"면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가르침을 근본으로 알고, 고양 원더스의 창단을 선언한다"고 외쳤다.
허민 구단주는 KBO 창단 발표 때 "기회가 된다면 김성근 감독님을 초대감독으로 모시고 싶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민 구단주의 말은 씨가 됐고, 3개월이지난 김성근 감독과 계약을 하게 됐다.
김 감독은 고양 원더스행이 거론된 지난달 초 일본행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프로야구 구단들에게 코칭스태프 제의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감독은 고양 원더스의 설립 취지에 공감하고 한국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보고 고양 원더스의 창단 작업을 도왔다. 그러나 김 감독은 고양 원더스의 끈질긴 노력에 감독직을 수락했다.
고양 유니폼을 입은 김 감독은 "반갑습니다. 다시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은 무궁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야구인으로서 이미 현장을 떠날 시기가 됐나 싶었는데 다시 이런 기회가 와서 내 인생에서 큰 행운인 것 같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사실 여기 나타나기 전까지는 내가 감독을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없었다"며 웃은 뒤 "그런데 여기 와 보니까 큰일 났다 싶다. 계약을 파기 할까도 생각했다. 이제 팀을 맡은 만큼 강한 팀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또 "시발점에 내가 왔다는 것은 큰 일을 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야구 30년에서 큰 일을 하겠다. 선수단 오늘 처음 봤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겠다.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팀으로 만들겠다. 이 팀이 이렇게 바뀌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고양은 지난달 24~25일 트라이아웃을 통해 40여 명의 선수들을 선발한 뒤 꾸준한 훈련을 소화했다. 이어 1월부터 3월까지는 일본 고치로 전지훈련을 떠나 지옥 훈련을 시작한다.
창단식에 참석한 KBO 구본능 총재도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 인생은 도전이다. 몇 년 뒤에 이 자리에 있는 선수들이 MVP가 되고, 골든 글러브 수상자가 되길 기대해 본다"며 선수단을 격려했다. 구본능 총재는 자비로 야구공 3600개를 선물했다. 야구공 3600개는 고양 구단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을 규모다.
한편 원더스의 창단식을 위해 '코리안특급' 박찬호와 '라이언킹' 이승엽이 영상 메시리를 통해 축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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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킨텍스=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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