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목숨이 파리 목숨’이라는 사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 2011-12시즌은 어느덧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고, 이제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지휘봉을 잡고 있는 사령탑들 역시나 ‘자리’를 걱정해야 될 때가 왔다.
지난해 9월 아스톤 빌라에서 경질됐던 마틴 오닐 감독은 1년3개월의 공백기간을 청산하고 선덜랜드의 지휘봉을 잡아 지난 주말 데뷔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그 대신 오닐 감독에게 자리를 내준 스티브 브루스 감독은 기약없는 백수생활로 접어들었다. 하루 아침에 운명이 뒤바뀐 셈.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거스 히딩크를 비롯해 카를로 안첼로티, 라파엘 베니테스, 루이스 반 갈, 오토 레하겔 등 올 시즌 유독 많은 수의 ‘준비된 감독’들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

첫 손에 꼽히는 인물은 과거 AC밀란의 황금기를 이끈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다. 지난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첼시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 1년 넘게 아직 어느 팀에도 정착하지 않고 있다. 능력이 있기에 입맛에 맞는 자리가 난다면 다시 컴백할 확률이 가장 큰 감독 중 하나다.
다음으로는, 한국대표팀 감독직이 시끄러울 때마다 등장하는 거스 히딩크 감독. ‘매직’이란 말을 만들어낼 만큼 가는 곳마다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러시아와 터키 대표팀에서 기대에 못 미치며 당분간 쉬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췄지만 역시 높은 선호도를 자랑한다.
지난해 12월 인터 밀란에서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라파엘 베니테스도 빼놓을 수 없다. 야인으로 돌아간지 정확히 1년이 되었는데 그 역시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유럽의 변방 그리스를 유로2004 우승으로 이끈 오토 레하겔 감독도 현재 개점휴업 중이며 2006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정상에 올려놓은 마르셀로 리피, 2009년 아약스 감독직을 끝으로 2년째 재기를 노리고 있는 마르코 반 바스텐 등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스페인의 명장 루이스 아라고네스, 설기현이 몸담았던 레딩에서 한창 주가를 올렸던 스티브 코펠, 무직은 아니지만 현재 각각 중동리그에 몸담고 있는 카를로스 둥가 전 브라질대표팀 감독과 프랑크 레이카르트 전 바르셀로나 감독 역시 유럽 중앙무대 복귀를 노리고 있다.
“Give me a job!” 현재 무직 상태의 감독들
라파엘 베니테스
카를로 안첼로티
오토 레하겔
마르코 반 바스텐
거스 히딩크
루이스 반 갈
마르첼로 리피
제라르 울리에
미하엘 라우드럽
루이스 아라고네스
로타르 마테우스
마크 휴즈
스티브 코펠
스티브 매클라렌
스티브 브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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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베니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