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영화계, 베스트셀러=흥행 제조기 '新 공식' [2011 영화결산②]
OSEN 이혜진 기자
발행 2011.12.13 07: 23

2011년 극장가에선 베스트셀러의 위력이 그 어느때 보다도 막강했다.
한국 토종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보여준 ‘마당을 나온 암탉’을 시작으로 영화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킨 ‘도가니’, 감동적인 스토리와 배우들의 환상적인 연기력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반전 흥행’을 일으킨 ‘완득이’까지. 올 한해 흥행 대박을 터뜨린 세 작품 모두 베스트셀러를 영화화 한 작품이다.
▲ ‘마당을 나온 암탉’, 韓 애니 역사를 새로 쓰다

양계장을 탈출해 세상 밖으로 나온 암탉 ‘잎싹’과 청둥오리 ‘초록’의 꿈과 자유를 향한 용감한 도전을 그린 ‘마당을 나온 암탉’은 어린이 소설로는 이례적으로 100만부를 돌파한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7월 개봉한 이 애니메이션은 여름 성수기 극장가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은 물론 100억 대작 ‘7광구’ 등 국내 초대형 작품들 틈바구니에서도 흥행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총 22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토종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2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아시아태평양영화상(Asia-Pacific Screen Awards) 시상식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타는 등 세계적인 영화 시상식에서 잇따라 수상 소식을 알렸을 뿐 아니라 이탈리아, 브라질, 독일어권 국가 등 40 여 개국에 판매되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로 쓰는 저력을 보여줬다.
▲ ‘도가니’, 영화로 세상을 움직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성공 바통은 공유, 정유미 주연의 영화 ‘도가니’가 이어받았다. 영화 ‘도가니’는 무진의 한 청각장애학교에 새로 부임한 미술교사가 교장과 교사들에게 학대당하던 아이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그린 영화. 공지영 작가의 베스트셀러 ‘도가니’를 영화한 작품이다.
불편한 진실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이 작품은 흥행과는 거리가 먼 듯 보였지만, 영화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걸쳐 아동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불감증, 가해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등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여론을 일으키며 전국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사건의 진원지였던 광주 인화학교가 문을 닫은 것은 물론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환기시킨 ‘도가니’는 전국 467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영화적 흥행까지 거머쥐는 성과를 얻었다.
▲ ‘완득이’, 활자의 감동이 영상으로 부활했을 때
‘도가니’의 뜨거운 열기는 ‘완득이’로 이어졌다. ‘도가니’가 비열한 현실을 꼬집고 파헤쳐 묵직한 여운을 안겨준다면 ‘완득이’는 한 소년의 성장담을 그린 유쾌한 드라마다.
충무로 연기파 배우 김윤식과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열풍을 일으킨 유아인이 뭉쳐 관심을 모은 ‘완득이’는 담임선생님이 죽는 게 소원인 반항아 ‘완득’이와 입만 열면 막말뿐인 독특한 선생님 ‘동주’와의 특별한 인연을 그린 작품.
청소년 소설로는 이례적으로 70만부가 판매되며 화제의 베스트셀러로 오른 ‘완득이’를 스크린에 옮긴 이 작품은 자극적인 소재 없이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명품 연기만으로도 관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입명하며 장기흥행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올 해 국내 극장가에선 ‘삼총사3D’, ‘머니볼’ 등 베스트셀러를 영화화 한 외화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활자의 감동을 영상으로 화려하게 부활시킨 소설 원작의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베스트셀러는 국내외 극장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절대적 흥행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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