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김기동(39)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포항의 한 관계자는 지난 12일 "김기동과 현역 은퇴를 놓고 논의해 왔다. 김기동도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밝혀 은퇴 후 유럽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도록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기동은 1991년 포항제철(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해 2군에서 뛰다가 1993년 7월 유공(현 제주)으로 이적해 올 시즌까지 21년 동안 501경기에 출전해 39득점 40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K리그 통산 최다출전 기록은 골키퍼 김병지(경남)가 세운 568경기다. 그러나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로 500경기를 넘긴 선수는 김기동이 유일하다.
포항은 은퇴를 선택한 김기동을 위해 해외 연수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을 부담할 계획이다. 영국과 독일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이 유력하다.
그러나 은퇴 경기의 개최 여부는 아직 결정짓지 못했다. 김기동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은퇴 경기는 당연히 열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포항의 복잡한 일정이 문제다.
애초 포항은 내년 3월 K리그 개막전을 김기동의 은퇴 경기로 검토했다. 하지만, 프로축구연맹 미 등록 선수가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결론에 따라 포기했다.
따로 기념 경기를 개최하면 해결될 문제이지만, 이번에는 한 달 앞서 태국리그 우승팀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발목을 잡고 있다.
포항의 한 관계자는 "필드 플레이어로 500경기라는 대업을 이룬 김기동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은퇴 경기는 당연히 열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포항을 둘러싼 상황이 녹록치 않다.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수 있도록 현명한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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