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관(46)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 경질과 관련된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파주 NFC서 새로 선임된 기술위원들 간 상견례를 겸한 제 8차 기술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황보관 기술위원장을 비롯해 신임 기술위원 7명(안익수 부산 아이파크 감독, 하석주 아주대 감독, 윤종석 장훈고 감독, 최수용 광주축구협회 전무이사, 이규준 FC 하남 감독, 윤영길 한국체대 교수, 정태석 순천향대 피지컬 강사)이 참석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된 회의에서 기술위원회는 차기 A대표팀 감독 선임 기준안과 함께 유소년 육성과 지도자 교육, 은퇴 선수 지원 등 축구계를 전반적으로 건강히 하자고 논의했다. 황보 위원장은 "새 A대표팀 감독 후보군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고 기준안만 있었다"며 12월 말에 열릴 차후 기술위원회에서 더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밝혔다.

취재진의 질문에 중언부언하며 조심스럽게 피해가던 황보 위원장은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 경질과 관련해 고위층 인사의 입김이 작용했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대표팀 감독과 관련해 고위층의 입김이 있었는지 명확히 말해달라"는 질문에 황보 위원장은 "있었던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는 앞으로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도록 기술위원회의 역할을 하겠다"며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대답을 했다. 말 그대로 동문서답이었다.
황보 위원장은 지난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 경질 기자회견서 "스폰서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발언을 해 외압으로 대표팀 감독 자리가 바뀌었다는 의혹을 자아냈다. 황보 위원장은 당시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번 질문에 대답을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황보 위원장의 어정쩡한 대답은 듣는 이로 하여금 여러 A대표팀 감독 경질 과정에서 스폰서와 축구협회 고위층 인사의 압력이 있었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게 만들었다.
물론 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취임 약 1달밖에 되지 않은 황보 위원장과 새 기술위원회가 외압 속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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