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에게는 15억원을 통 크게 쐈다. 그렇다면 박찬호는 어떻게 될까.
특별법 통과로 내년 시즌 국내 복귀의 문이 활짝 열린 '코리안특급' 박찬호(38)에게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태균에게 15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연봉을 선사한 한화가 과연 박찬호의 연봉은 어떻게 책정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국내리그 참여를 희망하는 박찬호에 대해 국위를 선양하고 아시안게임·WBC 등 국가대표로 활약한 점, 한화 구단이 2007년 실시한 해외진출 선수 특별지명에서 제외된 점을 고려해 동일한 조건으로 한화에 지명을 허가해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박찬호는 계약만 체결하면 내년부터 한국프로야구에서 정식선수로 뛸 수 있다.

이제 공은 한화와 박찬호의 계약으로 넘어온다. 그러나 한화는 철저하게 시장가격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생각이다. 김태균의 연봉 15억원은 시장가격에서 결정된 것이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이택근이 50억원의 대형 계약 맺고, 이대호가 100억원을 제시받았다. 김동주도 10억원 이야기가 나오는데 김태균은 당연히 그보다 더 많이 줘야한다는 게 구단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찬호에 대해서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노 단장은 "연봉 협상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박찬호가 돈 때문이 아니라 한국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기 때문에 온 것이다. 내년이면 우리나이로 마흔이기 때문에 김태균처럼 고액 연봉은 주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승진 사장도 "박찬호의 진정성을 느꼈다. 연봉을 떠나 한국에서 뛰고 싶은 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순수 연봉으로 15억원을 받았다. 이승엽은 연봉 8억원에 플러스 옵션 3억원을 더해 총액 11억원에 계약했다. 박찬호는 이승엽보다 조금 더 낮은 선에서 계약할 것이 유력하다. 노재덕 단장은 "박찬호가 내년이면 마흔이다. 김태균이 15억원을 받은 것이이나 이승엽이 그보다 낮게 받는 것도 나이 때문"이라며 "박찬호도 명성이 대단하지만 나이가 있기 때문에 고액 연봉을 줄 정도의 전력으로 장담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그 대신 확실한 당근도 있다. 바로 플러스 옵션이다. 내년이면 만 서른살로 타자로서 전성기를 유지할 김태균은 구단 입장에서 확실하게 투자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박찬호는 대승적 차원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인 가치에 가중치를 뒀다. 옵션을 통해 총액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노 단장은 "명성은 옵션"이라는 표현을 썼다.
현실적으로 박찬호가 김태균처럼 연봉 대박을 터뜨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미 박찬호는 돈을 넘어선 선수다. 한화 구단이 그와 현실적인 선에서 무난한 계약을 낙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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