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을 벗은 강제규 감독의 7년만의 신작 '마이웨이'는 한국 전쟁영화로서는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큰 스케일을 자랑하는 전쟁물의 위용을 드러냈다. 순제작비 280억원이 투입된 '마이웨이'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전쟁물에 비견되는 한국 전쟁영화의 탄생을 알렸다고도 할 수 있다.
'마이웨이'는 13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언론/배급 시사회를 열고 첫 공개됐다. '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으로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의 새 역사를 쓴 강제규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대작에 대한 야심찬 포부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영화는 제 2의 손기정을 꿈꾸는 조선청년 김준식(장동건)과 준식의 운명적 라이벌이었지만 적에서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 가는 일본청년인 하세가와 타츠오(오다기리 조), 이들의 애증의 관계를 극도로 몰아가며 적에서 친구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단순한 선악의 구도를 넘는 라이벌의 성장영화라고 할 수 있고, 그런 점에서 전쟁물의 스토리로서는 꽤 신선하다.

영화의 배경은 장대한 스케치북이다. 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에서 발견된 독일 군복을 입은 동양인의 사진에서 시작된 이 영화는 일본군, 소련군에서 또 독일군이 될 수 밖에 없던 당시의 시대상과 전쟁의 비극이 낳은 두 사람의 운명을 씨실과 날실로 풀어냈다.
순제작비 280억원에 156회차 촬영, 국내 촬영시 투입된 스태프 수 약 170명, 라트비아 로케이션 투입된 스태프 수 한국인 약 90명, 현지 스태프 약 80명, 보조출연자 총 인원 1만 6668명, 전투신 촬영시 사용된 카메라 총 5대 등 거대한 물량 공세 뿐 아니라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2차 세계대전 다뤘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한국 전쟁물에서 주로 다뤄져 온 6.25 전쟁과는 또 다른 한국 영화 속 세계대전이라는 소재가 새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특히 영화 속 노르망디 해전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배경이 됐던 전투로 할리우드 전쟁 블록버스터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장대한 스케일과 함께 눈에 띄는 것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는 한 눈에도 그 험난했던 여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 배우들마저 미치게 만들 듯한 조선, 일본, 러시아, 노르망디에 이르는 포화 속 전쟁터는 처참하면서도 애잔하다. 그 속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은 펼쳐보이는 이들은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스크린을 제압하고, 때로는 서글프게 보는 이의 가슴을 적시며, 마지막에는 진한 우정으로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한편, '마이웨이'는 장동건, 오다기리 조, 판빙빙 등 한중일 대표 배우에 연기파 배우 김인권, 김희원 등까지 가세해 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국내 개봉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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