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균이형도 왔고, 홈런 30개 이상을 목표로 하겠다".
한화의 토종 거포 최진행(26)이 내년 시즌 30홈런 도전을 선언했다. 돌아온 스타 김태균(29)과 함께 합작 70홈런 목표 달성을 위해 벌써부터 강렬한 의지를 비치고 있다. 최진행에게 김태균은 우상이자 둘도 없는 친형 같은 존재. 김태균의 복귀로 최진행도 홀로 떠안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날개를 활짝 펼 수 있게 됐다.
▲ 고마운 태균이형

김태균은 "내가 복귀해서 가장 반겨준 사람이 진행이었다"고 했다. 최진행은 "처음 프로에 들어올 때부터 태균이형이 유난히 옆에서 잘 챙겨줬다. 태균이형은 그때도 중심타자였는데 야구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로 많이 알려줬다. 태균이형 집에도 자주 놀러갈 정도로 같이 보낸 시간이 많았다. 태균이형 어머니께서 요리를 잘 하셨던 게 기억난다"며 소싯적을 떠올렸다.
2009시즌 종료 뒤 일본으로 진출할 때도 김태균은 자신의 후계자로 주저하지 않고 최진행을 꼽았다. 최진행은 "나에겐 새로운 기회였다. 지금도 많이 부족하지만 그런 계기가 없었다면 내 자리는 없었을 것이다. 쉽게 찾아올 수 없는 기회인 걸 알기 때문에 태균이형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라고 털어놓았다. 김태균이 없는 2년간 최진행은 어엿한 4번타자로 성장했다.
▲ 4번타자의 고뇌
김태균은 "내가 없는 동안 진행이가 충분히 잘했다. 그런데 주위의 기대치가 높은 게 4번타자다. 나도 4번타자를 오래했지만 조금만 못하면 바로 드러난다. 쉽게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진행은 지난 2년간 256경기 타율 2할6푼8리 51홈런 177타점으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32홈런을 때렸고, 올해는 득점권 타율 1위(0.386)에 올랐다. 그러나 만족은 없었다.
최진행은 "올 시즌을 마치면서 후회가 많았다. 스스로 주눅들었고, 내가 갖고 있는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 이유가 장타, 바로 홈런의 감소였다. 올해 최진행은 19홈런을 때렸지만 기대치에 못 미쳤다. 그는 "작년에 비해서 홈런과 장타가 많이 떨어졌다. 주위에서 만족을 하지 못한 이유인 듯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년 시즌 목표는 30홈런이다.

▲ 태균이형과 70홈런
김태균은 "진행이와 70홈런을 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내가 형이고 연봉도 많이 받으니까 40개 정도 치겠다. 진행이가 30개 정도치면 70홈런을 칠 수 있을 것"라며 웃었다. 최진행도 웃었다. 그 역시 내년시즌 30홈런 이상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었는데 마침 김태균이 공개 선언했다. 최진행은 "30홈런 이상을 목표로 하겠다. 이젠 목표를 갖고 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김태균은 "진행이는 나보다 홈런을 더 많이 친 타자"라고 할 정도로 그의 장타력을 높이 평가한다. 2010년 최진행은 32홈런을 쳤는데 이는 2003년·2008년 기록한 김태균의 커리어 하이 31홈런을 뛰어넘는 수치. 하지만 최진행은 "태균이형은 기술적으로 완벽하다. 슬럼프에도 잘 대처하기 때문에 옆에서 많이 물어 보고 경험담도 들을 것"이라며 배움의 자세를 보였다.
최진행은 "신인 시절이던 2004년에 태균이형과 1군에서 함께 했다. 하지만 그땐 어려서 모르는게 많았고 여유도 없었다. 이제는 나도 2년간 고생하며 자신감도 생겼다. 태균이형과 70홈런을 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70홈런을 결의한 김태균-최진행의 다이너마이트 라인이 벌써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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