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강타자 최형우(28, 외야수)는 올 시즌을 돌이켜 보며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럴 만도 했다. 올 시즌 붙박이 4번 타자로 낙점된 최형우는 전 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3할4푼(480타수 163안타) 30홈런 118타점 80득점으로 사자 군단의 아시아 시리즈 제패를 이끌었다. 또한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획득하며 국내 최고의 거포 대열에 합류했다.
아쉽게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일구회 및 를 비롯한 각종 언론사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에서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리고 최형우는 생애 첫 골든 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더욱이 93.5%의 득표율로 최다 득표로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각종 시상식에 참가하느라 많이 피곤했지만 계속 받다보니 욕심이 생기더라. 골든 글러브 수상 직후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처음이니까 형들이 하는 것을 보고 하려고 했는데 처음이라 짧게 하게 됐다. 부모님을 비롯해 구단 프런트 등 고마운 분들이 많은데 인사를 전하지 못해 죄송하다".
류중일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류 감독은 사령탑에 부임한 뒤 "최형우는 스윙 궤도와 파워 등 모든 면에서 홈런왕에 오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일찌감치 4번 타자로 낙점했다. 그리고 시즌 내내 해결사 중책을 맡겼다. 최형우는 "잘하든 못하든 4번 타자로 믿어주셔서 내겐 큰 도움이 됐다. 안타를 치지 못하면 다음 타석에서 잘 치면 된다는 생각 속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냈다. 책임감 역시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12일부터 담금질에 돌입했다.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 등 체력 훈련 위주로 컨디션을 조율 중이다. "그동안 각종 행사에 참가하느라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체중도 많이 불었다. 원래 물만 먹어도 체중이 불어나는 체질이다. 내 몸은 쉬면 안된다. 지금보다 체중을 줄이는데 전념하고 있다". 그는 20일부터 기술 훈련에 돌입할 예정.
'고기도 먹고 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는 속담처럼 생애 첫 홈런왕에 등극한 최형우는 반짝 활약이 아닌 장기 집권을 선언했다. "홈런왕에 오른 뒤 꾸준히 홈런 부문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만의 노하우가 생겼다. 그리고 슬럼프에 빠지더라도 극복 요령을 터득했다".
최형우의 내년 시즌 목표는 40홈런 및 120타점 달성. 기술적인 변화보다 밀어치는 타격 훈련에 전념할 생각이다. 그는 "오른쪽 어깨만 열리지 않는다면 자신있다. 물론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해마다 밀어치는 훈련에 주력한다"고 했다. 해마다 한 걸음씩 나아가는 최형우가 내년 시즌에는 어느 만큼 진화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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