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력의 팀' 롯데, 투수의 팀으로 변모중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2.14 07: 16

거인군단의 팀컬러가 투수의 팀으로 바뀔 것인가.
롯데 자이언츠는 이번 겨울 팀의 4번 타자와 에이스를 떠나보내게 됐다. 이대호(29)가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에 진출했고, 15승을 거둔 좌완 장원준은 28일 경찰철 입대를 앞두고 있다. 그런 롯데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전력보강의 방향으로 잡은 것은 바로 투수력 보강이다. 롯데 양승호(51) 감독은 "투수를 영입해 달라고 팀에 요청했다"고 밝히며 마운드 다지기에 나섰다.
스토브리그를 통해 롯데가 영입한 선수의 면면만 살펴봐도 바로 답을 얻을 수 있다. 롯데는 FA 우선협상기간이 끝나자마자 SK에서 풀린 좌완 이승호(30)를 재빨리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또한 지난달 22일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 김성배(30)와 LG 박동욱(26) 등 투수 두 명을 지명했다. 그리고 13일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다 국내복귀를 선언한 '여왕벌' 정대현(33)을 전광석화와 같이 데려오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처럼 롯데가 새롭게 수혈에 성공한 투수만 4명이다. 거기에 크리스 부첵을 대신해 새롭게 합류할 외국인선수 역시 투수로 채울 예정이다. 장원준(군입대), 임경완(FA 이적), 허준혁(보상선수)등 세 명의 투수가 전열에서 빠진 자리를 모두 투수로 대체했다. 여기에 군 제대후 팀에 합류한 이상화, 이웅한, 최대성 등도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던 자원이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부임 이후 롯데는 방망이의 힘을 앞세운 야구를 선보였다. 올 시즌 역시 팀타율 1위(.288), 팀 홈런 1위(111개), 팀 득점 1위(713점), 팀 장타율 1위(.422) 등 공격 전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모든 부문에서 선두에 나선 타선에 비해 투수력은 리그 중간수준에 머물렀다. 올 시즌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4.20으로 전체 5위. 장원준-송승준-라이언 사도스키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모두 10승을 넘기며 활약했지만 불펜 불안을 노출했다.
특히 롯데가 투수력 보강의 필요성을 느낀 대목은 포스트시즌 부진이 컸다. 올해는 사상 첫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SK와 혈투를 벌인 끝에 2승 3패로 시리즈를 내주며 눈앞에서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놓쳤다. 2008년 준플레이오프 탈락부터 시작해 내리 4년동안 포스트시즌에서 패배했다. 리그 최고 수준의 타선을 자랑한 롯데였지만 단기전에는 투수력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한 대목이었다. 또한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타자인 이대호의 빈자리를 채울 만한 타자를 구하는 게 사실상 어렵고 이대호가 빠졌다 하더라도 다른 팀보다 뒤떨어지지 않는 공격력을 갖춘 것이 투수력 보강에 힘을 쏟게한 배경이었다.
정대현의 가세로 롯데 불펜은 시너지효과를 노릴수도 있게 됐다. 올해 우승팀 삼성의 불펜진은 "오승환이라는 믿을 수 있는 존재가 뒤에 있기에 더욱 힘이 난다"라고 몇 번이고 강조한 바 있다. 정대현의 들어오면서 이제 롯데 불펜에도 오승환처럼 중심을 잡아 줄 선수가 생겼다. 만약 새롭게 합류할 외국인투수가 10승 이상만 해 준다면 장원준의 공백을 채울 수 있어 사실상 올해보다 마운드 높이는 올라가게 된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롯데의 투수력은 올라갔다. 이제 관건은 마운드를 받쳐 줄 수비력이다. 새롭게 합류한 롯데 권두조 신임 1군 수석코치는 "이제까지 롯데는 세밀함이 부족했다. 수비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한 야구 관계자 역시 "투수력이 좋으려면 결국 수비가 뒷받침 되어줘야 한다. 작은 실수 하나에 투수는 흔들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롯데는 106개의 팀 실책을 기록,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플레이오프 때 보여준 롯데의 수비는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었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좀 더 수비에 세기를 더해야 롯데 투수진의 진정한 힘이 발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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