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위원회가 제 몫을 해낼지 아직까지 의문이다.
새롭게 구성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지난 13일 파주 NFC서 기술위원들 간 상견례를 겸한 제 8차 기술위원회를 가졌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을 비롯해 안익수 부산 아이파크 감독, 하석주 아주대 감독, 윤종석 장훈고 감독, 최수용 광주축구협회 전무이사, 이규준 FC 하남 감독, 윤영길 한국체대 교수, 정태석 순천향대 피지컬 강사 등 신인 기술위원 7명이 함께 했다.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이번 기술위원회에서는 현재 공석인 A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논의와 함께 유소년 육성과 지도자 교육, 은퇴 선수 지원 등 축구계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나눴다고 황보 위원장이 밝혔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A대표팀 감독직에 대해서 황보 위원장은 "새 A대표팀 감독 후보군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고 기준안만 정했다"며 "국내외 감독들 모두를 대상으로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인 감독을 더 검토하고 선정해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해 후임 감독으로 외국인 감독이 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게 됐다.
그렇지만 황보 위원장은 취재진이 궁금해 하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했다. 바로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을 경질하는 데 있어 고위층 인사의 입김이 작용했는 지, 그리고 후임 감독 선임도 고위층의 영향이 미치는 지에 대해서 말이다.
황보 위원장은 "대표팀 감독과 관련해 고위층의 입김이 있었는지 명확히 말해 달라"는 질문에 "있었던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는 앞으로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도록 기술위원회의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동문서답이었다.
또한 조광래 감독의 경질이 고위층의 영향이었는데 후임 감독 선임에서도 후보군을 고위층이 선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국내외를 총망라해서 살펴보고 있다. 외국인 감독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보겠다"며 앞서 한 말을 자꾸 되풀이했다.
황보 위원장의 이러한 태도는 듣는 이들로 하여금 답답함을 자아냈다. 가타부타를 확실히 말하지 못하고 논조에서 이리저리 피해가려고만 했다.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기술위원회가 대한축구협회의 고위층에 자신들의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술위원들의 의견이 아무리 뚜렷하더라도 위원장이 자신의 권한 내에서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기술위원회가 고위층의 나팔수를 면하기 어렵다.
그래서 차제에 기술위원회의 권한을 축소해 대표팀 감독 선임 및 해임은 회장단 및 이사진 일부와 기술위원장으로 필요 시 비상설 기구를 구성해 결정하자는 제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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