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품절남이다] 이현승, “날 위해 많은 것 감내한 태영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2.14 09: 48

2주 후 군대로 떠나는 남편은 아내에게 언제나 미안해하고 고마워했다. 그리고 아내는 남편이 힘든 모습을 바라보며 연방 눈시울을 붉혔다. 두산 베어스 좌완 이현승(28)과 오는 18일 백년가약을 맺을 동갑내기 아내 박태영씨가 그 주인공이다.
2008년부터 대학 동기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이현승과 박 씨는 오는 18일 오후 5시 서울 청담동 호텔 리베라에서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현승의 모교인 동산고 총동창회장이자 교육인인 서한샘 한샘닷컴 회장이 주례를 맡고 무한도전 멤버인 하하씨가 축가를 부를 예정. 이들은 이미 지난 6월 딸 효주를 낳고 고향인 인천에서 거주하는 사실상 부부다. 그리고 이현승은 오는 26일 상무 입대를 위해 훈련소로 입소한다.
2009년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13승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던 이현승은 그해 12월 30일 좌완 금민철과 현금 10억원의 반대급부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아끼던 좌완 유망주와 10억원을 들여 데려 온 좌완 인만큼 두산의 이현승을 향한 기대치는 대단했다.

그러나 사실 이현승은 2009시즌 후반기부터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투구는 어려웠다. 자신을 향한 팀의 기대치가 있던 만큼 이현승은 꾹 참고 5월까지 마운드를 지켰으나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5월 27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1차 엔트리 발표였을 거에요. 그 때 현승이가 마침 선발(사직 롯데전)로 나서기 전이었거든요. 등판 직전에 전화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현승이가 엔트리에서 제외된 결과를 알고 있어서 굉장히 망설였지요. 결국에는 ‘제외되었어’라는 이야기 밖에 할 수 없었고 그 날 경기를 망치고 말았네요”. 아내 박 씨의 고백. 그리고 이현승은 그 경기를 마지막으로 어깨 통증까지 겹치며 한동안 재활군에 머물러야 했다.
두산에서의 2년 간 이현승은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본인도 마음 고생이 심했으나 그를 옆에서 지켜보는 아내 또한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내해야 했다.
“사실 태영이가 저 만나기 전까지 저보다 훨씬 잘 나가던 인터넷 쇼핑몰 사장님이었어요. 돈도 엄청 잘 벌고. 그런데 저와 평생을 약속하면서부터 많은 것을 포기해야했습니다. 그렇게 고생시키고 딸을 남겨두고 군대로 떠나니 저도 착잡하지요. 돌아와서 정말 마음의 빚을 모두 갚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힘들어도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던 이현승이었으나 아내의 이야기에는 얼굴이 상기되며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서로를 고마워하고 아끼는 이들의 앞날이 행복으로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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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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