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한 번 봐".
삼성 라이온즈 투수 정현욱(34)은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29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아시아 시리즈 결승전 명단이 적혀 있었다.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선발 장원삼(6⅓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5-3으로 웃었다. 3루 덕아웃 한 켠에 붙여져 있던 명단에는 국내 구단 사상 첫 아시아 시리즈 우승의 기쁨이 듬뿍 담겨 있었다.

정현욱은 "다들 우승 직후 그라운드로 뛰쳐 나갈때 뭔가 도움이 될 것 같아 챙겨 놓았다"고 했다. 그는 "집에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나중에 필요하다면 야구 박물관에 기증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비록 우승컵 등에 비교할바는 아니지만 결승전에 출전, 우승의 주역이었던 선수들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출장표도 훗날 소중한 증표가 될 것이다. 작은 것도 놓치지 않고 챙겨온 정현욱의 역사 의식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