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의 국내유턴, 또 멀어진 사상 첫 ML 직행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2.14 14: 19

FA 정대현(33, 전 SK)의 롯데행은 한국프로야구 출신 첫 메이저리거 탄생이 미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13일 정대현은 롯데와 4년간 36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볼티모어 구단과의 협상 중단을 선언한 보도자료가 뿌려진지 2시간만의 결정이었다. 바로 전날 밤 롯데측과 만나 합의한 것이었다.
정대현에 따르면 '2년간 320만 달러 메이저리그 개런티'라는 계약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였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간 수치가 높게 나온 것이 문제가 되면서 계약 발표 직전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계약 협상이 추수감사절 등으로 미뤄짐과 동시에 메디컬테스트 결과 간 수치가 높게 나온 것이 결정적이었다. 결국 정대현은 귀국했고 일사천리로 롯데행을 결정했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한국인 선수는 제법 있다.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를 비롯해 조진호, 김병현, 김선우, 최희섭, 봉중근, 서재응, 이상훈, 구대성, 백차승, 추신수까지.
그러나 한국프로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사례는 이상훈과 구대성 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고교 혹은 대학 아마추어 시절 미국행을 택했다. 그나마 이상훈과 구대성도 일본프로야구를 거치며 검증을 받은 끝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그만큼 정대현에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정대현은 "자신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헐값에는 절대 가지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말을 했다.
정대현의 계약은 미국 스카우트들 사이에서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거의 대부분 스카우트들의 정대현에 대한 평가가 1년 100만 달러 이하였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볼티모어의 계약 제시에 고개를 갸우뚱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한국리그는 아직 검증을 받지 못한 무대라는 뜻이 담긴 평가였다.
이는 결국 계속해서 메이저리그가 아닌 스플릿 계약이라는 말이 흘러나온 것이기도 하다. 정대현의 계약이 성공했다면 이 모든 우려의 시선이 거둬지면서 한국리그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 더불어 추후 한국리그에서 미국으로 진출하는 훌륭한 잣대 역할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의 한 언론 기자는 정대현이 한국팀과 계약을 했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정대현은 경기 후반 나오는 릴리버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몇몇 스카우트들은 여전히 더블A 수준의 투수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믿고 있다"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이제 한국프로야구 첫 메이저리그 직행의 가능성은 KIA 윤석민이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공개 입찰제도인 포스팅 시스템에 응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던 윤석민이지만 일단 내년 시즌에도 KIA 유니폼을 입고 뛰기로 했다. 늦어도 오는 2013시즌 이후 FA를 선언할 수 있는 자격이 오는 만큼 급하게 서두르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윤석민 역시 정대현과 비슷한 부담감을 짊어져야 할 것이 분명하다. 스스로가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스탠더드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대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실패가 더욱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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