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5)의 가세 속에 삼성 라이온즈의 좌타 군단은 더욱 강해졌다. 반면 좌타 군단에 집중되는 견제를 해소할 오른손 거포가 부족하다. 그래서 박석민(26)의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이승엽, 최형우와 함께 삼성의 중심 타선을 구축할 박석민은 "진짜 잘 해야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그는 시즌 내내 오른쪽 팔꿈치와 왼손 중지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타율 2할7푼8리(457타수 127안타) 15홈런 86타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헛스윙 후 빙글빙글 돌며 이른바 '박석민표 트리플 악셀'을 펼쳐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지만 그의 부상 상태를 아는 사람들은 "경기에 뛰는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박석민은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 도중 왼손 중지 인대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 뒤 경산 볼파크에서 부상 치료와 재활 훈련을 병행했다. 아시아 시리즈 엔트리에 극적 승선한 그는 공수 양면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국내 구단 첫 아시아 무대 제패를 견인했다. 그리고 국제용 선수로서 가능성을 선보였다.

박석민은 14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아시아 시리즈는 국제대회이고 단기전이라 매순간 집중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그래도 기분 좋은 일이니까 내년 시즌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는 틈날때면 산에 오르며 체력을 다진다. 그리고 19일부터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를 괴롭히던 왼손 중지 상태는 많이 호전됐다. 아내 이은정 씨의 내조 덕분이다. 박석민은 "와이프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손가락 마사지를 해준다. 좋아지는게 느껴진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동안 몸쪽 승부에 대한 부담이 컸던 박석민은 장점의 극대화를 선택했다. "몸쪽 승부를 의식하다보니 잘 치는 코스까지 놓치게 되더라. 어느 한 순간에 고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약점을 최대한 극복하고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게 집중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학창 시절부터 동경했던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게 된 박석민은 "승엽이형과 함께 야구하게 돼 영광"이라고 표현했다. 2004년 이승엽이 일본 무대에 진출한 뒤 사자 군단에 입성한 박석민은 "그때 참 아쉬웠다. 기회가 된다면 은퇴하기 전에 함께 뛰고 싶었는데 내년부터 같은 유니폼을 입게 돼 기쁘다"며 "옆에서 보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는 굉장한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타순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5번 타자로 나선다면 예년보다 찬스가 더 많이 올 것 같다. 내가 5번 타자로서 제 역할을 해줘야 팀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사자 군단의 귀중한 오른손 거포인 그는 "팀내 좌타 라인은 대한민국 최고 수준이다. (배)영섭이와 (김)상수가 오른손 타자이지만 장타보다 출루에 비중을 두는 스타일"이라며 "그런 면에서 내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정말 아프지 않다면 얼마든지 자신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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