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은 고희진이 살아야 산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팀의 정신적 지주로 주저하지 않고 센터 고희진(31)을 꼽는다. 신 감독은 "어느 팀이든 누가 살아야 팀이 사는 게 있다. 우리 팀에서는 고희진이 그렇다. 잘하든 못하든 고희진이 우리 팀의 정신적 지주"라고 절대 믿음을 나타냈다.
지난 14일 대전 현대캐피탈전에서도 그랬다. 1~2세트에서 고희진의 활약은 전무했다. 신치용 감독도 그를 빼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3세트부터 고희진이 살아났다. 특히 승부가 갈린 최종 5세트에서 결정적인 블로킹 2개로 대역전승을 견인했다. 이날 그의 5점은 모두 블로킹으로 만들어졌다.

고희진은 삼성화재의 주장이다. 특히 파이팅이 넘친다. 어느덧 고참급이 됐지만 오버 액션으로 세리머니를 펼치며 팀의 사기를 북돋는다. 이날 경기에서도 5세트 결정적인 블로킹 이후 하이라이트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장을 찾은 연고팀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의 투구 동작을 흉내 낸 세리머니로 경기장을 뜨겁게 만든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고희진의 파이팅은 팀 승리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박철우는 "희진이 형은 파이팅이 정말 좋다. 잘 될 때도 그렇지만 팀이 안 될 때도 웃으면서 파이팅을 불어넣는다. 덕분에 마음 편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서 1~2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3세트를 따낸 숨은 원동력이었다. 삼성화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그 중심에 고희진이 있었다.
고희진은 "안 될 때에도 항상 기회가 한 번은 무조건 온다. 그때만 잡으면 팀이 살아날 수 있다"며 "지금 우리 팀이 잘 나가고 있지만 위기는 언제든 온다. 하지만 우리는 크게 두려울 게 없다. 홍정표·고준용처럼 백업 선수들도 탄탄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며 1위팀 주장다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고희진의 뜨거운 파이팅과 오버 액션은 삼성화재를 춤추게 한다. 고참급인 그가 파이팅을 내는데 후배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경기장 분위기가 승부에 크게 좌우하는 배구에서는 더 그렇다. 그래서 1위팀 삼성화재를 설명할 때 있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고희진이다. 그가 살아야 삼성화재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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