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보낸 1년의 성적. 과연 어떤 기대치를 담고 있을까.
'코리안특급' 박찬호(38)가 내년부터 한국프로야구에서 뛰게 된다. 내년이면 우리나이 마흔이지만 도전의식을 잃지 않고 한국에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른다. 이제 관심은 '불혹의 투수' 박찬호가 한국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여부에 모아진다.
그러나 기대치가 많이 낮아진 건 사실이다. "지난해 일본이 아닌 한국으로 바로 왔다면 기대치가 꽤 높았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 일본에서 활약이 없었다. 내년이면 우리나이 마흔인데 얼마나 잘 던질 수 있겠나"라는 게 현장의 냉정한 목소리다. 가장 최근인 올해 일본에서 보여준 것이 없다는 게 큰 불안요소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낸 박찬호는 불펜 투수로 53경기 4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5.12를 기록했다. 63⅔이닝 동안 삼진 52개를 잡았다. 시즌 막바지에는 최고 153km 강속구를 뿌릴 정도로 구위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한 박찬호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6.7km였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 같은 강속구가 사라졌다. 올해 일본에서 박찬호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 직구 구속이 그리 빠르지 않았고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7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4.29. 물론 유일하게 5이닝을 채우지 못한 5월29일 주니치전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 3.49로 내려간다. 2군에서는 8경기에 등판해 3승3패 평균자책점 4.85로 인상적이지 않았다.
성적만 놓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시즌 초반 오릭스 팀 타선은 극도의 빈타를 보였고, 박찬호는 무조건 막아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1군 7경기에서 박찬호의 경기당 득점 지원은 평균 1.86점에 불과했다. 오히려 6회 이후 피안타율 2할2푼6리에 불과할 정도로 승부를 거듭할수록 강한 면모도 보였다.
일본의 까다로운 보크 규정도 그의 발목을 잡은 이유 중 하나였다. 1군에서 보크 하나를 범한 박찬호는 2군에서도 3개의 보크를 저질렀다. 환경 자체가 달라진 리그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몸 상태에 이상없고, 한국 무대에만 무난히 적응한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도 기대해 볼만하다. 현장의 코칭스태프들은 "굳이 비교하자면 넥센 브랜든 나이트 정도는 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올해 만 36세의 우완 나이트는 30경기에서 7승15패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했다. 특히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며 5번째로 많은 172⅓이닝을 소화했다. 박찬호에게 이 같은 내구성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박찬호 기용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한화 한대화 감독은 "일단 와서 해봐야 안다. 당장에 도움이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전력이 보탬이 되든 안 되든 와서 봐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직접 던지는 것을 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팀에 와서 전력이 되고 잘 한다면 나도 기분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의 1년을 통해 기대치는 낮아졌다. 하지만 기대치 않은 선수가 전력이 되면 팀은 강해진다. 한화가 기대하는 박찬호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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