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알리가 자신의 곡 '나영이'를 둘러싼 논란에 발빠르게 대처, 이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향후 여론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알리는 지난 14일 '나영이'의 음원을 삭제하고 이 노래가 포함된 첫번째 정규앨범을 전량 수거, 폐기 조치하기로 했다.
논란이 수면 위에 떠오른지 3시간만의 결정. 데뷔 후 첫 음반을 수거해 폐기하는 것은 금전적으로도 큰 손해를 봐야 하지만 알리는 사과와 해명부터 하고 여론을 지켜본 후 이를 결정한 것이 아닌, 사과와 함께 이같은 '행동'에 곧바로 돌입했다.

사람들이 이 곡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 실명은 아니지만 아동성폭행 피해자의 이름을 노래 제목으로 썼다는 점이고, 노래 가사가 피해자에게 오히려 더 폭력적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알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즉각 사과했다. 그는 소속사를 통해 "나영이(가명)와 나영이 부모님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의도가 어떠했든 이번 일로 인해 다시 한 번, 아픈 상처를 되새겼을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고 죄송한 마음뿐이다"면서 "가사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파렴치한 인격을 비판한 것이었다. 하지만 정확한 가사의 의미를 전달하지 못했다는 점은 전적으로 노래를 만든 내 과오"라고 인정했다.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노래 가사는 압축적으로 주제를 전달해야 해 오해를 낳기 쉬운 상황. '나영이'의 가사 속 대부분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노래했고 ‘Trust your mind(너 자신을 믿어라)’가 피해자에게 건네는 메시지라는 게 알리의 해명이다. 문제가 된 '청춘을 버린 채 몸 팔아 영 팔아 빼앗겨버린 불쌍한 너의 인생아', '더럽혀진 마음 그 안에서 진실한 순결한 그 사랑을 원할 때' 등의 가사는 피해자를 겨냥한 게 아니라는 것.
알리의 한 관계자는 15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알리가 지난 밤에 많이 울면서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오는 16일로 잡힌 KBS '뮤직뱅크' 일정을 소화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 상태. 이 관계자는 "첫방송 여부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오늘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의 반응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전망. 알리는 "나영이(가명)와 나영이 부모님, 그리고 저와 제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젊은 가수의 치기 어린 행동으로 혼란을 야기시킨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교훈을 얻었다. 관심 어린 많은 질책과 가르침을 벗삼아 앞으로 더욱 성숙하고 발전된 모습,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해서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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