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최연성, "내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1.12.15 11: 31

19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시원시원한 외모, 거기다가 어마어마한 임펙트의 경기력까지 최연성 SK텔레콤 코치의 데뷔를 회상하면 충격 그 자체였다. 그는 데뷔하자마자 '괴물'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스타리그 2회 우승과 MSL 3회 우승로 최고 선수인 '본좌'의 반열에 오른 그는 팬들의 최대 관심사 였을 정도. 선수 은퇴 후 코치로 보직을 변경하고 나서도 e스포츠의 화제는 최연성 코치를 통해서 나온 것이 많다. 끊임없는 이슈는 그의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스개소리로 그의 소속팀에서는 '빌드 깎는 노인'으로 불릴 정도로 그는 이슈 제조기다.
그가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003년 이후 8년간 정들었던 SK텔레콤을 떠나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고 하는 것. "한 단계 더 발전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직 내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라고 눈에 힘을 주는 그의 모습에서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최연성 코치는 e스포츠계에서는 입지전적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임요환의 스파링 파트너로 프로게이머의 세계에 뛰어들었던 그는 데뷔 이후 첫 결승전이었던  TG 삼보 MSL 결승전에서 당대 최고의 저그였던 '폭풍' 홍진호를 3-0으로 셧아웃 시키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당시 마지막 3경기에서의 레이스 한 기 까지 조작하던 마이크로 컨트롤은 올드팬들 사이에선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

데뷔 부터 그는 충격을 던졌던 그는 이후 이윤열 박성준 등 호적수들과 경쟁을 통해 스타리그2회 우승과 MSL 3회 우승을 만들어냈다. 최연성 코치를 최고의 선수로 부르는 까닭은 그가 당시 트렌드를 선도했기 때문. 앞마당만 확보했을 뿐인데 믿을 수 없는 물량을 쏟아냈고, 상성상 불리한 유닛으로도 다수의 물량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스타크래프트 테란의 개념을 완전히 바꿨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선수시절 더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죠. 사실 지금도 선수에 대한 미련은 남죠. 한 두 경기는 할 수 있지만 최고의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해서 안하는 겁니다. 선수면 시즌 내내 최상의 경기를 팬들께 보여드려야 하고, 선수 자신도 자신의 경기에 만족해야 하는 거니깐요. 시작하는 선수들에게 종종 이런말을 하는데요. '후회없이 해라.' '열심히 해서 기량이 올라갈 때 최대한 많이 올라가야 한다.' 이유는 사람이 뭔가를 해내고 있다는 성취감이 들 때 만큼 성과가 좋기 때문이고요. 이 경우 자신을 더 채찍질하면 부족한 점을 메우기도 쉽기 때문이죠".
 
코치로써도 그는 단기간 내에 자리를 잡으며 SK텔레콤을 강 팀의 반열에 올리는데 한 몫 했다. 오버트리플크라운 이후 침체 분위기를 걷던 SK텔레콤은 2008년 팀 내 주력이었던 최연성을 코치로 전환시켰고, 박용운 감독을 영입하면서 2008년 프로리그 챔피언 자리를 되찾는다. SK텔레콤은 2008-2009시즌에서도 다시 한 번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며 명문 게임단의 입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요. 열심히 준비하고 나섰지만 KT에게 졌던 건 잊을 수 없는 일이죠. 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으니깐요. 선수들이 졌다고 선수들에게 책임을 돌리기 보다는 '나 자신에게 문제는 없었을까' '왜 이 선수의 경기력이 연습실과 현장이 다를까' 라는 고민을 해야죠. 곧 군대를 가서 잠시 자리를 떠나지만 좋은 경험을 통해 가다듬어야죠".
군대 얘기를 꺼낸 뒤 최연성 코치는 아내 김초롱씨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지난 2008년 프로게이머 활동 시절부터 자신의 팬이었던 아내와 5년간의 열애 뒤에 결혼에 골인했던 그는 아내에 대한 얘기를 하면 항상 고맙고 감사한 마음 뿐이다.
"언제나 그랬지만 항상 고맙고 미안해요. 선수시절에도 코치시절에도 같이 있는 시간이 얼마 안되면서 항상 저한테 신경써야 하고, 힘내는 말을 해주고 하니깐요. 좋은 남편이 되려고 노력은 하는데 아내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오는 20일 군 입대를 앞두고 가족 여행을 갔다오겠다는 최 코치는 군대에 있는 동안 가장의 역할을 해야 하는 아내에게 다시 한 번 미안함을 표현했다. "군에 가는게 당연하지만 가족을 두고 가려니깐 신경이 많이 쓰여요. 그러나 제가 할 일은 해야 된다고 하는 아내에게 고맙습니다. 저에게 이번 군 입대는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이 아닐까 하네요. 저도 더 발전할 수 있고요".
 
십년 뒤의 모습을 묻자 그는 환하게 웃으면서 "e스포츠인이 아닐까요"라는 말로 대답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갔다오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코치나 감독을 하고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어떤 자리에 있던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어요. (임)요환이 형이나 (박)정석이 아니면 다른 올드게이머들과 함께 선수가 아닌 다른 자리에서 경쟁을 하는 걸요. 앞으로를 기대할 수 있다는 건 긍정적이지 않을까요. 아직 e스포츠에서의 제 도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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