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에 계신 모든 야구팬 여러분. 제리 로이스터입니다. 여러분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제리 로이스터(59)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미국프로야구(MLB)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최고 명문구단 중 하나인 보스턴 레드삭스 코칭 스태프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한국프로야구 최초 외국인 감독이던 로이스터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롯데를 맡아 만년 하위팀이었던 롯데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패배주의에 물들어 있던 선수들에게 '노피어(No Fear!)'를 외쳤고, 금세 롯데는 다른 팀이 됐다.

그러나 롯데가 매번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면서 로이스터의 지도력에도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을 받으며 2010시즌 종료 후 롯데에서 해임됐다. 그렇게 1년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있는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로이스터는 지난달 30일 바비 밸런타인(58) 전 지바 롯데 말린스 감독이 보스턴 레드삭스 새 사령탑에 오른 직후 전화를 받았다.
밸런타인 감독은 로이스터에게 보스턴에서 함께 하자고 제안했고, 로이스터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보스턴 멤버가 되겠다고 화답했다. OSEN은 지난달 30일 곧바로 로이스터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로이스터는 "조금만 기다려 달라. 밸런타인 감독은 좋다고 했지만, 아직 단장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최종 결정이 되면 먼저 연락을 주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렇게 2주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이유가 있었다. 이달 초 있는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 때문에 보스턴 구단은 정신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 로이스터는 지난 7일 윈터미팅이 열리고 있는 댈러스로 건너가 벤 쉐링턴 단장과 인터뷰를 통해 코칭 스태프 합류가 결정됐다. 그리고 15일 쉐링턴 단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헤이, 미스터 제리. 3루 주루코치 어때요? 괜찮나요?"
로이스터는 15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조금 전 벤 쉐링턴 단장과 전화통화를 통해 3루 주루 코치로 결정됐다."라면서 "매우 흥분된다. 좋은 기회를 잡았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로이스터는 가장 먼저 지난 2008년부터 자신에게 사랑을 준 한국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올렸다.
"안녕하세요. 한국 야구팬 여러분. 제리 로이스터입니다. 이렇게 다시 인사를 드리게 되어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저는 야구맨입니다. 이제 야구를 다시 하게 됐습니다. 기회가 없어서 한국에 다시 가지 못했지만, 한국에서 경험이 내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항상 제게 힘이 되어준 한국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비록 이제는 한국을 떠나 메이저리그 구단의 일원이 되었지만 계속해서 응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보스턴 코치가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기분이 어떤가?
-감사하다. 행복하다. 보스턴 코치를 통해 다시 야구인으로 돌아갈 좋은 기회를 닿았다. 내가 롯데에 임명됐을 때 밸런타인 감독의 추천이 있었다. 우린 그전부터 오랜 친구였다. 그래서 그와 친한 친구로 지냈고, 얼마 전 연락을 받고 보스턴에서 함께하게 됐다.
▲언제 단장 인터뷰를 했나?
-지난주 화요일(7일) (미국)댈러스 인터미팅장에서 인터뷰를 했다. 매우 좋았다. 쉐링턴 단장과 만나 야구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 느낌이 매우 좋았다. 당시 쉐링턴 단장은 내게 어떤 포지션이라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벤치 코치, 1루 베이스 코치, 3루 베이스 코치 등이 가능했다. 마침내 오늘(15일) 나를 3루 코치로 임명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감독으로서 더그아웃을 지켰는데, 3루 베이스 코치로 가능한가?
-(크게 웃으며) 난 아직 젊다. 지난 1993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3루 베이스 코치를 한 적이 있다. 내 기억에는 오른팔을 매우 잘 돌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현재 뉴욕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이 당시 콜로라도 선수였다. 다시 그라운드에 나가 선수들과 사인을 통해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아마도 겨울 동안 오른팔 보강운동을 해야 할 것 같다.
▲누구보다도 가족들이 많이 좋아했을 것 같다?
-그렇다. 가족들이 매우 좋아한다. 한국에 있으면서 가족들과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집에서 나와 함께한 것에 즐거워했다. 여행도 자주 갔다. 이제는 다시 야구장에 복귀한다. 아메리칸리그에서 1년밖에 있지 않았지만 매우 흥미롭다. 가족들이 좋아해서 내 마음도 좋다.
▲얼마 전 정대현이 볼티모어와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불발되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진출 기회가 생길 것 같나?
-나 역시 정대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실패 소식이 매우 안타깝다. 만약 그가 미국으로 건너왔다면 자신뿐 아니라 한국프로야구에도 큰일이었을 것이다. 한국 선수들도 분명히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 선수들을 추천하겠다.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이대호도 메이저리그에 가까웠다. 현재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는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다. 포스팅 비용만 5,000만 달러(약 565억 원)에 달하며 연봉까지 더하면 1억 달러(약 1,130억 원)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국 선수들도 누군가가 건너와서 한국 야구의 우수성을 보여주길 바란다.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되나?
-일단 다음 주면 크리스마스 연휴다. 가족들과 함께 보낸 뒤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 스프링캠프지로 건너갈 것이다. 이곳에서 밸런타인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회의가 있을 것이다. 3일 정도 미팅을 한다고 들었다. 그리고 내년 2월 14일 팀 훈련을 시작한다. 나는 그전까지 비디오를 보면서 보스턴 선수들을 포함한 타 팀 선수들까지도 분석할 것이다. 밸런타인 감독이 날 고용했고, 스스로 숙제를 해야 할 것 같다.
▲목표는 무엇인가? 보스턴이 우승하는데 이바지하겠다고 말할 것인가?
-어떻게 알았나? 오늘 아침에 쉐링턴 단장과 통화를 하면서 이야기했다. 보스턴이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되는 데 힘이 되겠다고 말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그것이다. 보스턴이 2007년 우승 후 4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다. 지난 2년 동안은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그러나 여전히 좋은 선수들이 많다. 열심히 오른팔을 돌리겠다.
agass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