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오랜만이야".
야통(야구 대통령)과 국민타자가 손을 맞잡았다. 그동안 각종 행사에 참가하느라 바쁜 일정을 소화했던 류중일 삼성 감독은 15일 경산 볼파크에서 이승엽과 해후했다. 타격 훈련 중이던 이승엽은 모자를 벗고 류 감독에게 정중하게 인사했다.
류 감독은 대뜸 "30홈런 100타점하겠다고 큰 소리 쳤으니 알아서 하라"고 껄껄 웃었다. 류 감독은 사자 군단의 지휘봉을 잡은 뒤 "기회가 된다면 승엽이를 데려오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류 감독은 이승엽이 사자 군단에 복귀해 공격력 강화 뿐만 아니라 성실한 훈련 태도와 철저한 자기 관리 등 후배 선수들의 귀감이 되길 바랐다.

이승엽 또한 삼성과 입단 계약을 체결한 뒤 "류중일 감독님이 뛰어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셔서 정말 감사했다. 팀에 돌아오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차마 말을 못했다. 팀에서 먼저 불러주셔서 감동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내년에 홈런왕이 누가 될 것 같냐고 묻길래 주저없이 이승엽이라고 했어". 류 감독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가득했다. 8년간 일본 무대에서 뛰었던 이승엽이 국내 무대를 평정할 것이라는 믿음도 확고했다. "공끝이 뛰어난 일본 투수들과 맞붙었는데 국내 투수들과 대결하면 방망이만 갖다대도 홈런이 나오지 않겠냐".
이승엽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는 류 감독의 표정은 그야말로 '아빠 미소'였다. 마치 세상 모든 것을 얻은 듯한 모습이었다.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당연히 잘 해주지 않겠어. 이승엽이잖아. 그리고 잘 해줘야 하고". 류 감독의 말투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류 감독님께서 5연패를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번에 우승했으니 이제 4번 남았다. 그 멤버에 내 이름이 포함되면 좋겠다". 이승엽은 사자 군단의 장기 집권을 위한 도우미를 자청했다. 야통과 국민타자의 의기투합.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향한 첫 걸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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