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를 좁히고 화이팅을 외친다.'충주 성심학교 야구부'.
고등학생 15명, 중학생 7명으로 구성된 성심학교 야구부 아이들은 오직 눈을 통해 들어오는 것만 느낄 수 있다.
사실 야구부 아이들은 듣지 못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일반고교 야구부원들과는 어쩌면 게임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은 보고 느끼고 배우고 가르치며 창단 이래 단 1승을 위해 멈추지 않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은 대부분 공장에 취직해 부품조립공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삶에 목표가 없는 아이들에게 야구는 또 다른 성취이자 기쁨이다. 공을 무서워하지만 잡아야 했고, 손에 물집이 잡히지만 배트를 놓을 순 없었다. 아이들은 자라고 야구를 통해 배운 집념과 열정은 용기와 팀워크, 삶의 방식을 배우는 또 다른 통로이기 때문이다.
유격수를 하던 서길원(16)은 충주성심의 중심선수이다. 그는 포지션을 옮긴 뒤 포수로서 하루에도 수 십 개의 공을 받아낸다. 167cm에 52kg인 빼빼포수 길원이는 팀의 안방마님으로서 시합 중 항상 전열을 가다듬는다. 길원의 주루 플레이도 성심의 에이스로서 성장하는데 한 몫 한다. 투수의 타이밍을 파악해 와인드 업해서 자세가 정해지면 바로 출발. 빠른 발 명석한 두뇌, 화려한 플레이의 길원이는 메이저리거 추신수 선수로부터 타격지도 시 많은 칭찬을 들었다. 한국청각장애인 1호 프로야구선수 서길원. 그가 되고 싶어 하는 꿈이자 목표인 것이다.
커티스 프라이드 감독 역시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는 갈라우댓 야구팀에서 뛸 선수 모색에 길원이를 눈 여겨 보았다. 작은 체구에 대담한 선수. 모든 공을 몸으로 직접 막아 보인 길원이에게 '꿈은 크게'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단 1승을 위해 달려가는 아이들에게 묻는다.
청각장애하고 공 잡는 것은 관계있습니까? 그들은 세상의 편견 따위 믿지 않는다. 경기 전 항상 아이들은 등번호를 좁히며 소리를 내어 외친다.
'나는 할 수 있다'
/Victory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