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이름만 보고 지명하지는 않겠다."
이만수(53) SK 감독이 롯데로부터 FA 계약을 체결한 정대현(33)의 보상선수 조건을 언급했다.
이미 "투수를 지명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던 이 감독이다. "롯데가 보내온 보상선수 명단을 보면서 코치들과 상의를 해봐야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명단을 보지 못해 뭐라고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말한 이 감독이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투수 정대현이 롯데로 간 만큼 투수를 뽑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이 감독은 "야수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내야는 홍명찬과 안정광이 마무리 캠프 때 많이 좋아져 백업요원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야에는 두산에서 데려온 유재웅도 있어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임훈의 리턴픽 가능성도 그만큼 희박해진 셈이다.
그렇다면 SK는 어떤 조건의 롯데 투수를 고려하고 있을까. 지난번 이승호의 보상선수 때 좌완 허준혁을 뽑은 SK다. 하지만 롯데가 워낙 명단을 잘 짜는 바람에 다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지명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당장보다는 미래에 포석을 둔 셈이었다.
이에 이 감독은 보상선수 지명 요건에 대해 "반드시 이름만 가지고 뽑지 않겠다"면서 "선수의 장래성을 봐야 한다. 미래 팀에 필요한 선수를 뽑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 이 감독은 팀내 롯데 인맥을 적극적으로 동원할 생각이다. "김용희 2군 감독, 임경완 등 롯데 출신들에게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즉시전력감을 고려하기보다는 팀의 미래까지 염두에 두고 지명하겠다는 뜻이다.
한편 심사숙고를 거치고 있는 롯데는 오는 23일 보상선수 명단 제출 마감일이 돼서야 SK에 명단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과연 SK의 선택은 누구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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