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광우만 안 다치면 된다".
배구는 흔히 '세터놀음'이라고 말한다. 과거 삼성화재가 잘 나갈수 있었던 데에는 최태웅이라는 최고의 세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태웅이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지난 시즌부터 삼성화재는 유광우(26)라는 또 하나의 주전 세터를 발굴하며 흔들림없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상대적으로 백업 선수가 약한 게 흠이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그 중에서도 세터 유광우의 비중이 크다. 주장 고희진은 "우리 팀은 광우만 다치지 않으면 된다. 광우가 다치면 팀이 힘들어진다. 광우와 가빈만 해주면 두려울 게 없다"고 말할 정도다.

유광우는 폭발적인 공격을 자랑하는 가빈 슈미트와 환상의 짝을 이루고 있다. 가빈의 높이와 힘 자체가 대단하지만, 유광우의 토스도 안정적이다. 가빈이 리그에서 유일한 60%(62.54%)대 공격성공률을 자랑할 수 있는 데에도 유광우가 입맛에 맞게 정확하고 한 박자 빠르게 넘겨주는 토스의 힘이 크다.
유광우는 인하대 시절 김요한(LIG손해보험)과 함께 전국대회를 휩쓴 주역이었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1순위의 김요한에 이어 전체 2순위로 삼성화재에 지명됐다. 발목 수술로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최태웅의 이적으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주축으로 거듭났다.
유광우는 "세터는 주연이기 보다 조연이다. 공격수들이 잘하고 팀이 이기면 좋은 것이다. 삼성화재가 잘한 것이지, 누가 혼자 잘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마땅한 백업 선수가 없는 것에 대해서도 "더 책임감을 갖고 필사적으로 한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각오로 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라이트 박철우는 "광우 덕분에 공격이 잘 된다. 광우가 타이밍에 맞게 공을 잘 토스해주기 때문에 리듬이 살아난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고희진은 "우리 선수들은 광우한테 '우승팀 세터'라는 이야기를 많이 부른다"고 했다.
13경기에서 12승1패. 승승장구하는 삼성화재에서 유광우가 다시 한 번 우승팀 세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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