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번 넘겨줄 수 없다".
오릭스에 입단한 '한국대포' 이대호(29)가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등번호 10번을 달 수 없게 됐다. 원래 주인인 오릭스의 내야수가 양도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비어 있는 배번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지난 14일 고베의 호토모토필드고베 구장에서 입단회견을 가졌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유니폼을 입혀주고 모자도 씌워주었다. 그러나 유니폼에는 등번호가 들어있지 않았다. 배번을 선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계약을 하면서 롯데시절 달았던 10번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전 유격수 오비키 게이지(27)가 주인이었다. 에 따르면 구단에게서 등번호 변경을 요청받은 오비키는 "많은 생각을 했다. 구단에는 이기적이라고 말했다"며 양도를 거절했다는 것이다.
이대호는 롯데와 국가대표 시절 모두 10번을 달았다. 일본에서도 10번에 대한 애착이 있지만 이룰 수 없게 됐다. 또 다른 애착번호 52번은 외국인 타자 발디리스가 주인공이어서 역시 양도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대호는 남아있는 번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이승엽이 달았던 3번이 있지만 선택은 이대호에게 달려있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 번호를 선택하게 된다. 신천지 개척에 도전하는 이대호의 등번호가 몇번이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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