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욕적인 14연패서 탈출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무엇을 더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
서울 삼성은 지난 17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프로농구 서울 SK와 경기서 연장 접전 끝에 83-76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역대 2위 기록인 14연패서 탈출하며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다.
지난달 11일 모비스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37일 만의 감격적인 승리를 맛 본 것이다. 김상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 동안 선수들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오늘 승리로 선수들 마음이 풀릴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김 감독의 속도 편하진 않았다. 김 감독은 "4일 오리온스와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패했을 때 힘들었다"고 말한 뒤 "지난 LG와 경기에서 초반에 벌어진 점수 차를 선수들이 따라가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승리를 거뒀지만 기쁨만 누리기에는 삼성은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삼성이 SK를 상대로 연패를 끊을 수 있던 것은 바로 리바운드. 41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삼성은 25개의 SK를 상대로 골밑을 완전히 장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록에서 삼성은 SK를 앞서지 못했다.
퇴출이 결정된 SK의 제스퍼 존슨은 체력적인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제대로 된 수비를 펼치지 못했다. 오히려 존슨을 제외하고 경기를 펼치자 SK는 플레이가 살아나기도 했다. 특히 경기 종료 직전 김민수가 적극적인 리바운드를 펼치면서 삼성을 위협하기도 했다.
14연패를 끊은 삼성은 일단 이시준의 플레이가 살아난 것에 대해 더 고민을 해야 한다. 이시준은 경기 후 "내가 잘하는 플레이를 하자 경기가 잘 풀렸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이정석의 부상으로 포인트 가드 역할을 했던 이시준은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그가 1번으로 나서자 경기가 빡빡하게 풀리면서 어려움이 많았다.
김승현의 합류로 인해 포인트 가드 역할 보다는 슈팅 가드 역할을 하면서 이시준은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날 경기서도 40여 분 동안 뛰면서 3점슛 4개 포함 27득점을 올렸다. 특히 연장으로 이끄는 점퍼를 시도하는 등 공격적인 재능을 뽐냈다.
김승현의 합류로 인해 긍정적인 앞선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지만 수비적인 문제점도 드러났다. 비록 이승준이 KBL 역대 2위 기록인 29개의 리바운드를 잡았지만 SK의 제스퍼 존슨이 제대로 뛰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높이의 우위를 언제가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또 이시준의 매치업 상대로 나선 주희정이 10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는 등 그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낸 것을 파악한다면 삼성은 수비적인 견고함을 더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14연패 탈출한 삼성은 오는 20일 갈길 바쁜 오리온스와 만난다. 과연 승리와 함께 생긴 숙제들을 얼마나 빨리 해결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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