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빠진' 롯데, 타선 체질개선 기회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2.18 16: 39

27홈런에 113타점을 올린 팀의 4번 타자가 빠져나간 롯데 자이언츠. 과연 내년 타선은 약화만 될까.
롯데는 이대호(29,오릭스)의 일본 진출로 중심타선에 구멍이 생기며 이번 겨울 고민을 떠안게 됐다. 롯데는 올 시즌 713득점을 올렸고 이 가운데 타자들의 타점으로 기록된 점수는 666점이다. 이대호는 이 가운데 113타점을 책임지며 팀 타점의 17%를 올렸다. 또한 이대호는 올 시즌 롯데의 111홈런 가운데 27개를 더해 전체 23%를 차지했다. 자연히 내년 롯데 타선은 이대호 공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롯데는 이대호의 공백을 어떤 방법으로 최소화할까. 사실상 이제까지의 타선 팀컬러는 수정이 불가피하다. 롯데는 이대호를 필두로 자신감 있는 스윙과 연속 안타가 득점 주 루트였다. 시즌 초 롯데 양승호(51) 감독은 번트와 치고 달리기 등 작전야구를 시도했지만 제리 로이스터 전임 감독 시절 '노피어' 야구에 익숙해져 있는 롯데 타자들은 거기에 익숙하지 않았다. 결국 다시 선수들에게 타격을 맡기면서 타선의 폭발력이 살아났다.

그렇지만 내년은 사정이 다르다. 이제까지 롯데 타선은 '이대호'라는 우산을 쓰고 있었다. 리그 최고의 강타자가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면 그 앞뒤 타자들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물론 이대호를 빼고도 롯데 타선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타선이지만 이대호가 빠지며 무게감이 줄어들었기에 팀컬러 변신이 필요하다. 이번에 새로 롯데 수석코치로 합류한 권두조(60) 코치는 "수비와 주루, 작전 등 세밀한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며 팀 컬러 변경에 대한 암시를 했다.
MBC 스포츠플러스 양상문(50) 해설위원은 2004년과 2005년 롯데 감독을 맡았기에 팀 사정에 밝다. 그는 "이대호가 빠져나간 건 분명 롯데에는 큰 손실이다. 그렇지만 사실상 이대호가 일본에 갈 것은 다들 예상하고 있던 일"이라며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롯데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타선은 더욱 강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롯데는 올 시즌 팀타율 2할8푼8리에 이르는 강한 화력을 자랑했지만 타선에 약점은 있었다. 양 위원은 "롯데 타선이 분명히 강했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서 우선 "첫 번째는 주루"로 꼽았다. 그는 "(이)대호가 솔직히 주루 능력은 떨어지지 않았냐"면서 "이대호가 빠지면서 무게감은 확실히 떨어지겠지만 다양한 주루플레이를 통한 득점 루트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 시즌 4-5-6번 타선을 맡았던 이대호(22개)-홍성흔(22개)-강민호(18개)는 나란히 병살부문 리그 공동 1위와 3위라는 기록을 남겼다. 전준우-김주찬-손아섭의 상위 타선은 빠른 발로 주루능력을 갖췄지만 중심타선에 발이 느린 선수가 모여 있다 보니 병살로 공격의 맥이 끊기는 일이 잦았다.
또한 양 위원은 "롯데 타선이 강했지만 한 번 안 풀리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는 것이 약점"이라며 "롯데가 팀 타율 1위였지만 이번 SK와의 플레이오프서도 드러났듯 단기전에서 막히니 속수무책 이었다"고 지적했다. 벤치의 지시보다는 선수들의 기량으로 해결하는 타선이다 보니 한 번 묶이면 공격의 매듭을 쉽게 풀지 못했던 것을 꼬집은 것이다.
양 위원은 이대호의 일본 진출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 이대호라는 강타자가 있었기에 사실 롯데는 팀컬러를 바꿀 필요도 없었다. 그렇지만 롯데는 분명히 약점이 있는 타선이었다"면서 "이번 스프링캠프 동안 주루와 작전, 짜임새 등을 보완한다면 오히려 지금보다 타선이 강해질 수도 있다. 이대호가 빠져도 워낙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니 제대로만 약점이 보완된다면 타 팀에서 올해보다 더 무서워 할 공격력을 갖출 것으로 본다"며 낙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대호가 빠진 것은 분명히 위기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타선 체질개선이 불가피한 롯데가 내년 어떤 변신을 이룰 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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