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부상 릴레이' 이혜천, 옛 번호 찾는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2.19 06: 36

"조만간 또 수술 받습니다. 철심 뽑는 수술이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시즌. 한 해를 떠나보내며 그는 절치부심하며 다음해를 기다린다. 두산 베어스 좌완 이혜천(31)이 옛 번호인 59번으로 바꿔달고 2012시즌을 맞는다.
일본 야쿠르트서의 2시즌을 뒤로 하고 올 시즌 두산에 복귀하며 11억원 계약을 맺었던 이혜천. 그러나 이혜천은 32경기 1승 4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6.35의 성적만을 남기고 말았다. 주축 좌완 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였음을 감안하면 너무도 아쉬움이 컸던 성적표다.

설상가상 이혜천은 지난 7월 22일 연습 도중 펑고 타구에 왼손을 맞으며 골절상을 입고 말았다. 왼 손등 골절상으로 인해 공조차 던지지 못한 채 재활군으로 편성되었던 이혜천은 시즌 후 가족들과 호주로 향한 뒤 재활을 병행했다. 한국과 계절이 반대인 만큼 따뜻한 곳에서 시일을 보내며 몸 만들기까지 함께한 것.
지난 18일 동료 이현승의 결혼식을 찾은 이혜천은 여전히 밝은 모습이었다. "조만간 또 수술 받습니다"라며 듣는 이를 놀라게 한 이혜천은 "큰 건 아니고 손등에 박아놓았던 철심을 제거하는 수술이다"라며 웃었다.
공을 던질 수 없을 뿐 운동은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이 이혜천의 이야기. "집 근처에서 계속 운동은 하고 있다. 훈련량이 많아서 그런가. 목 뒤쪽이 뻐근하네"라며 웃은 이혜천은 다음 시즌부터 다시 59번을 달 예정이다.
59번은 이혜천이 전신 OB에 입단한 1998년부터 일본 진출 전인 2008년까지 달았던 등번호. 야쿠르트에서도 2년 간 49번을 단 뒤 올 시즌에도 49번을 등번호로 삼았던 이혜천은 59번을 달던 후배 서동환이 61번으로 번호 이동하면서 자기 번호를 되찾았다.
번호를 찾는 데 대해 큰 의미를 두려 하지 않은 이혜천이었으나 적어도 자신이 좋았을 때의 기억으로 되돌리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김진욱 신임감독 또한 "이혜천도 몸을 만든 뒤 김창훈, 진야곱, 정대현 등 팀 내 좌완 유망주들과 경쟁해야 한다"라며 엄명을 내렸다. 59번을 되찾은 이혜천은 평소처럼 밝은 모습으로 '재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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