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현장에서 해야 할 일들이 태산인 실무자들에게는 잔인한 표현일 수는 있지만,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그리고 NC 다이노스의 캐치프레이즈가 말하듯 대한민국 야구의 9번째 심장은 이미 뛰기 시작하였다. 얼마 전 유니폼도 정식 출시되었고 선수들과 코치진들은 1차 훈련 일정도 성공적으로 소화하였다. 선수들은 야구장에서…… 프런트들은 각자의 책상과 일터에서......, 최고의 명문을 꿈꾸며 달리고 있다.
그렇다. 2012년 시즌 비록 2군 무대에서 시작하지만, 한국 프로야구에 새로운 이름이 등장하게 될 예정이다.
거대한 도전을 시작한 NC 다이노스. 하지만 야구란 경기가 말 해주듯 현실은 때론 매우 잔인하다. 어느 팀도 그들을 신생팀이라고 봐주지 않을 것이다. 물론 팬들의 평가와 결론 또한 상당히 현실적이고 냉정할 것 이다. 무조건 연고지가 창원이기 때문에 창원시 시민들이 조건 없이 다이노스를 장기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 큰 낭패를 볼 것이다.

한국야구 시장과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시장은 분명히 다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신생구단 사례들을 통해서 NC 다이노스가 배워야 할 부분들은 분명히 있다.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구성부터 전용 구장 설립…… 그리고 마케팅 부분까지 신생 팀이기 때문에 신생팀들만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은 있을 수 밖에 없다.
지난 20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신생팀으로 창단을 하게 된 구단은 총 4개 구단이 있다. 1993년에 콜로라도 로키스와 플로리다 말린스가 창단하였고 그들의 뒤를 이어 5년 후에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탬파베이 레이스가 메이저리그에 나란히 명함을 내 놓았다. (완전한 신생 팀은 아니지만 2005년에는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연고지를 워싱턴DC로 옮기며 재창단했다.)
그렇다면 이 5개 팀들의 실전 경험과 현장에서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NC 다이노스가 한번쯤 생각 하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메이저리그 신생 팀들은 시즌 첫 해 대부분 흥행에는 대성공을 거뒀다. 말린스의 첫 해 관중 수는 3백만 명을 (3,064,847명) 넘겼고 탬파베이 레이스 같은 경우에는 250만 명을 (2,506,293명) 넘겼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근데 문제는 그 다음 해부터 드러난다. 말린스는 첫 해 관중 수에 비교해 100만 명이 줄어든 190만 명을 간신히 기록했고 레이스도 또한 100만 명이 줄어든 150만 명을 살짝 넘겼다.
NC 다이노스라면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신혼(?)은 신혼일 뿐 오래가지 못한다. 그들의 가장 어려운 과제는 호기심에 찾아온 야구장을 다시 찾게끔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지갑을 열어야 장기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팬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성적이다. 애리조나 첫해 단장을 맡았던 조가리지올라 현 MLB 사무국 부사장은 OSEN과 인터뷰에서 “첫 해에 비해 관중수가 60만 명 가까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보며 제리 콜랜잴로 구단주와 저는 큰 결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큰 결정이 무엇이냐고 묻자 가리지올라 전 단장은 “많은 팀들이 매년 피닉스 근방에서 스프링 캠프를 진행해서 그런지 피닉스 시민들의 마음을 야구하나 만으로 움직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우승에 올인으로 하기로 마음을 먹고 정상급 선수들 영입하는데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애리조나는 커트 실링과 랜디 존슨 영입에 성공했다. 물론 이맘때쯤 김병현 또한 애리조나와 계약했다. 당시 총 계약 액수는 아직도 한국선수들 사이에서 깨지지 못하고 있는 225만 달러였다. 애리조나가 꺼낸 카드는 “우승”이었고 실제로 2001년 시즌에 우승을 하게 되며 다시 320만 명에 팬들이 경기장을 찾으며 반전에 성공한다. 불과 창단 4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이는 신입사원이 4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을 하게 된 초고속 성과였다.
그러나 애리조나의 성공은 지속되지 못했다. 우승을 위하여 무모한 투자는 결국 빚 덩어리로 돌아왔고 콜랜잴로 구단주는 팀을 떠나야 했다. 가만히 살펴보면 애리조나와 NC 다이노스와 비슷한 부분들이 많다. 다이아몬드 백스는 창단과 함께 베태랑급 감독인 벅 쇼월터와 계약을 했다. 이는 김경문 감독을 선임하며 바쁘게 움직인 NC 다이노스의 행보와 유사하다.
그리고 피닉스 시민들이 스프링캠프를 통해 야구를 많이 접했던 것처럼 창원시 또한 오랫동안 롯데 자이언츠를 통해 야구를 접해왔다. 물론 두 구단주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 뜨거운 것 또한 비슷하다. 애리조나 구단이 1차적으로 성공했던 부분들과 그들이 과대한 투자로 실패를 했던 것들을 깊게 살펴보면 구단 전체적인 전략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신생 구단이 장기적으로 성공하기엔 꼭 필요한 것 이 있다면 바로 새 구장이다. 내년 시즌 말린스는 창단 19년 만에 드디어 새로운 홈 구장을 오픈 하게 된다. 다이노스 또한 새로운 구장에 대한 계획과 기대가 클 것이다. 비슷하게 워싱턴 내셔널스가 연고지를 옮긴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전용 구장이었다.
그러나 전용구장 또한 장기적인 해답이 될 수 없다. 워싱턴이 새로운 구장을 오픈 하던 해에 총관중수는 230만 명을 넘겼다. 이는 전 시즌 관중 수에 비해 40만 명이 증가한 치수다. 그러나 그 다음해부터 꾸준히 추락하기 시작하며 작년에는 190만 명을 간신히 넘겼다. 새 구장에 대한 호기심(?) 또한 오래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규모를 떠나 새로운 사업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프로야구는 분명히 사업이다. 어떻게 보면 NC 다이노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프로야구 출범 30년 만에 찾아온 기회이다. 신생 구단이 처음으로 신생 구단답게 창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관중 1000만 명 시대를 열 수 있는 열쇠가 될 수도 있고 잘못하면 역 주행을 하며 한국 프로야구 전체를 큰 함정에 빠트릴 수도 있다. 한가지 확실 한 것은 다이노스 구단의 성공여부는 구단 전체의 책임감에서 시작될 것이다. 성적, 전용 구장…… 그리고 적절한 투자가 삼박자가 잘 어우러져 현실화 된다면 창원시에 새로운 뿌리를 심을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 프런트.. 그리고 오너십이 하나가 되어 승부를 걸어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이다. 야구팬으로써…… 다이노스의 활약이 기대된다.
/대니얼 김 (Daniel@dk98group.com)
트위터 @danielkimW
(전 뉴욕메츠, 전 김병현/서재응 미디어 코디네이터, 현 신시네티 레즈 스카우팅 코디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