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이 끝난 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계에서는 각각 4개 팀의 감독이 새로 취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먼저 김경문 전 두산 감독이 6월 사퇴의사를 밝힌 뒤 김광수 감독대행을 거쳐 김진욱 신임 감독이 10월 지휘봉을 잡았다. 이어 그달에만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이, 선동렬 KIA 타이거즈 감독이 각각 박종훈, 조범현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새로 사령탑에 올랐고,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은 8월 김성근 전 감독이 경질되며 감독대행이 된 뒤 지난달 1일 정식 감독이 됐다.
한국 프로야구 감독판이 요동치는 동안 일본에서도 많은 감독들이 새로 일자리를 찾았다. 퍼시픽리그에서는 주니치 드래건스, 한신 타이거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3개 팀, 센트럴리그에서는 니혼햄 파이터스 1개 팀 감독의 얼굴이 바뀌었다.

감독 교체 수순에 있어 우리나라 팀들의 공통점은 시즌 뒤 사퇴 발표 후 경질된 김성근 전 SK 감독을 제외하면 올해뿐 아니라 대부분 표면적으로 감독의 자진 사퇴를 이유로 들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에만 박종훈 전 LG 감독, 김경문 전 두산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퇴했다. 조범현 전 KIA 감독은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후 퇴진 의사를 밝혔다. 구단이 감독을 해임시키는 것은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성적 부진으로 인한 구단 차원의 실질적인 해고도 감독의 '용퇴'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성적 부진은 일본에서도 단골 경질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한신의 마유미 아키노부 전 감독은 팀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실패로 2년 계약 후 1년 만에 해임됐다. 요코하마의 오바나 다카오 전 감독은 팀이 계속 하위권을 맴돌다 적자 누적으로 DeNA에 인수되면서 감독직을 내놓아야 했다.
반면 주니치의 오치아이 히로미쓰 전 감독은 SK의 김성근 전 감독과 비슷한 경우다. 독단적이고 권위적인 카리스마로 '승리를 위한' 야구를 추구하던 오치아이 감독은 구단과의 마찰 끝에 스스로 시즌 후 퇴진을 공표했다. 발표 당시 일본 야구계에서는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일본의 경우 성적과 인기에 예민하고 상하관계가 확실하기 때문에 구단이 감독을 해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명분과 체면을 중요시하는 정서상 우리나라는 성적 부진으로 인한 책임을 지고 감독이 스스로 물러나는 형태를 취하곤 한다. 감독 해임에 있어서도 양국의 다른 국민성이 드러나는 한국과 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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