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원상이 데뷔 후 처음으로 변호사 역할을 맡으 벅찬 소감을 전했다.
박원상은 19일 오후 2시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부러진 화살’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가방끈 긴 역할 해서 기분 좋았다”고 밝혔다.
극중 박원상은 노조원들과 함께한 파업 투쟁의 트라우마와 후유증으로 알코올에 의존하며 근근이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노동사건 전문 변호사 박준 역을 맡았다. 우여곡절 끝에 빚에 쫓기다시피 석궁 사건을 수임하게 되지만 비상식적으로 진행되는 재판을 목격한 후 변호사로서 소임을 다하며 김경호(안성기)의 가장 강력한 조력자가 된다.

박원상은 ‘부러진 화살’ 크랭크인 전에 영화 속 실제 인물인 박훈 변호사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창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훈 변호사를 찾아가 함께 술도 마시고 이른바 ‘석궁사건’의 상당한 분량의 공판조서도 받았다.
그는 “왠지 박훈 변호사를 만나보고 싶었다. 그래서 창원에 내려가서 맛있게 술도 얻어먹고 자료를 가지고 올라왔다”며 “촬영을 다 마치고 사석에서 김명호 교수님과 박훈 변호사와 술자리를 가졌다. 두 분 다 영화를 보고 만족해하고 행복해하는 것 같아서 영화에 참여한 배우로서 기분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박원상은 박훈 변호사와의 특별한 인연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2003년 IMF 이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영화 ‘빗방울 전주곡’에서 해직자로 출연했다. 당시 해당 사건을 담당한 변호사가 바로 박훈 변호사였던 것.
박훈 변호사는 해직자들 경찰의 대우자동차 노조원폭행 사태 때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박원상은 ‘부러진 화살’에서는 해직자가 아니라 연와시위의 선봉에 서서 활동한 박훈 변호사를 그대로 재현했다.
박원상은 “그 사실을 몰랐는데 촬영을 하면서 알게 됐다. 한 작품에서는 무리 속의 해직자로연기하고 10년이 흐른 후에는 그 무리를 이끈 변호사로 연기하고 정말 묘한 인연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러진 화살’은 자신에게 패소 판결한 담당 재판장에게 석궁을 쐈던 김명호 교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 재임용에서 탈락해 수년간 법정싸움을 벌이던 김명호 교수가 소송에서 지자 담당 판사에게 석궁을 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석궁 테러사건’을 모티브로 한 법정 드라마다. 국민배우 안성기와 김지호, 박원상이 출연하는 ‘부러진 화살’은 2012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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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