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에 나설 것인가. 아니면 항상 그랬듯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적더라도 현재의 선수들을 믿고 정면 돌파를 선택할 것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내년 1월 이적시장 행보는 박지성(30)의 입지에 미칠 영향으로 인해 국내서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지만 잉글랜드서는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유독 어린 선수들에 대한 애착이 큰 이유는 “어린 선수들만 가지고서는 아무 것도 해낼 수 없다”는 그의 말이 때론 그릇될 수 있음을 직접 보여준 인물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폴 스콜스, 니키 버트, 게리-필립 네빌 형제, 데이빗 베컴 등 소위 ‘퍼기의 아이들’이라 불리는 선수들은 많은 우승을 일구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이제는 추억일 뿐 현실은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어찌 됐든 재능있는 선수들을 데려다 끝까지 믿고 맡기며 성장시키는 그의 철학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세계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성장시켰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웨슬리 스네이더가 맨유로 갈 것이냐 아니냐는 세간의 큰 관심거리였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스네이더 대신 톰 클레벌리라는 젊은 선수를 선택했고 그에게 믿음을 주며 잉글랜드의 재능으로 성장시켰다. 올 시즌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필 존스 역시 마찬가지이다. 더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특출한 외부 영입 없이도 현재 리그 1, 2위를 다투고 있다.
톰 클레벌리는 영국의 일간지 미러와 인터뷰에서 이런 공방전에 대해 대런 플레처의 예를 들며 “(사람들이 우려하듯) 플레처가 없다는 것은 큰 손실이다. 전술적으로, 정신적으로 그가 얼마나 가치 있는 선수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긱스가 있고 박지성이 있으며 그 외 마이클 캐릭, 필 존스, 대런 깁슨 등이 있다”는 말로 외부 영입에 대한 반대 의견을 드러냈다.
물론 이와는 달리 이제는 퍼거슨 감독이 좀 더 완성형의 창조적 미드필더를 외부에서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1990년대 올드 트래퍼드에서 활약한 폴 인스 역시 플레처의 부상을 예로 들었다. 하지만 시각이 달랐다.
그는 “플레처는 맨유를 지탱하는 엔진룸이었다. 폴 스콜스는 은퇴했다. 그리고 더 이상 맨유에 로이 킨이나 브라이언 롭슨 같은 존재도 없다. 이제는 루카 모드리치나 안드레 이니에스타처럼 중원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만약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우승을 원한다면 과감히 1월에 돈을 써야 한다”며 외부 영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실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이야기할 순 없다. 머지 않아 12월과 1월에 치차리토, 하파엘, 파비우, 클레벌리, 안데르손이 부상에서 돌아온다는 것도 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퍼거슨 감독이 매번 그랬듯 ‘영건’을 중심으로 남아있는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갖고 또 한 번의 갬블을 준비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성공이냐 실패냐는 시즌 말에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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