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봉중근 연봉 놓고 고민하는 이유는?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12.20 10: 59

도대체 얼마를 줘야 할까.
LG 트윈스가 '에이스' 봉중근(31)의 내년 시즌 연봉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올 시즌 3억 8000만원을 받은 봉중근 연봉에 대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추측성 말들 때문이다.
봉중근의 연봉을 놓고 지난해 5억 원을 받다 5,000만원으로 삭감된 박명환의 예부터 시작해 1억원, 1억 5,000만원 정도 받을 것이라는 말까지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누구보다 LG 백순길 단장은 곤혹스러워했다. 19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OSEN과 만난 백 단장은 "봉중근의 연봉을 놓고 말이 많은데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며 "우리도 지금 얼마를 줘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LG가 봉중근의 연봉을 놓고 고민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구단의 신연봉정책을 밀어 붙일 것인지, 아니면 에이스의 부상에 대한 특별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느냐를 놓고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LG, 신연봉제에 맞춰 평가를 해야 하는데…
LG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연봉 협상 때부터 야구 통계 프로그램인 세이버 매트릭스 중 하나인 윈 셰어(Win Share, WS)를 50% 반영했다. 나머지 50%는 과거부터 지속해 온 내부 고과 산정이 적용됐다. 연봉 변화는 파격적이었다. 고졸 3년차 유격수 오지환이 2400만원에서 무려 325% 상승된 1억 200만원을 받았다. '작뱅' 이병규도 2800만원에서 1억 원으로 수직했다. 반면 부상으로 부진했던 박명환은 연봉이 5억 원에서 5,000만원으로 90%나 삭감됐다.
올 시즌 봉중근은 4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4.96에 그쳤다. 지난 5월 18일 KIA전 이후 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접었다. 경기 중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접었다는 점은 어느 정도 정상 참작이 되지만 구단이 연봉 평가에서 확인하는 수치만 놓고 볼 때 윈셰어는 '0'에 가깝고, 구단 내부 평가도 매우 낮다. 이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신연봉체제로 잣대를 들이댈 경우 봉중근은 대폭 삭감이 불가피하다. 1억 원 이하, 또는 1억 원대 연봉 제안 이야기는 여기에서 나왔다.
백 단장 역시 "신연봉제도는 앞으로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그러나 봉중근에서 예외를 적용해줄 경우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지난 3년간 노고를 인정해주고 싶기도 하고…
그러나 문제는 봉중근의 부상이 고의가 아닌 경기 중에 당한 것이며, 지난 3년 동안 팀의 에이스를 맡아 마운드를 굳게 지켰다는 점이 구단 연봉 평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봉중근은 지난 2007년 LG 유니폼을 입은 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역대 LG 투수들 가운데 정삼흠이 지난 1991∼1994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이어 LG의 전신인 MBC 청룡시절(1982∼1984) 하기룡이 3년 연속을 달성했고, LG 전성기를 이끈 김용수 현 중앙대 감독이 1996∼1998년까지 3년 연속 10승을 돌파했다. 봉중근은 98년 이후 12년 만의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3년 동안의 무리한 것 때문에 탈이 난 영향도 있는 만큼 구단 역시도 봉중근에게 지난해와 같은 신연봉계약 조건을 마냥 강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백순길 단장 역시 "봉중근이 지난 3년동안 고생한 것은 잘 안다"면서도 "노고를 인정해 주고 싶지만 그럴 경우 다른 선수들과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경계했다.
LG와 봉중근은 아직 구체적인 협상을 한 적이 없다. 봉중근은 현재 사이판에서 재활조 훈련을 하고 있는 만큼 한국에 없기 때문이다. 과연 LG와 봉중근은 어느 조건의 계약에서 합의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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