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의 귀환에 한화 선수들도 한마음으로 축하했다.
박찬호(38)가 20일 공식적으로 한화맨이 된다. 19일 첫 만남에서 연봉에 관한 계약조건을 백지위임한 박찬호는 20일 입단식을 통해 마침내 '고향팀' 유니폼을 입게 된다. 코리안특급의 귀환에 그와 함께 뛰게 될 한화 선수들도 한마음으로 환영의 의사를 나타냈다.
▲ 4번타자 김태균, "한화에서 마지막 꽃 피우셨으면"

박찬호보다 먼저 한화로 돌아온 김태균도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찬호형이 한국에서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어하셨는데 잘됐다. 정말 축하할 일"이라며 "한화에서 마지막 꽃을 피우셨으면 좋겠다. 한화가 우승하는데 함께 일조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찬호형은 메이저리그에서 아주 오랫동안 활약하셨다. 후배들에게 메이저리거의 노하우를 많이 가르쳐주실 것이다. 우리팀에게도 상승 효과가 날 것"이라며 "찬호형에게도 마지막을 꽃피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다. 찬호형이나 우리팀에게나 정말로 잘 된 일"이라고 기뻐했다.
김태균은 박찬호 장학회 출신 인연이 있다. 그는 "후배들을 잘 챙겨주신다. 올해 일본에 있을 때에도 같은 팀은 아니지만, 가끔 만날 때마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좋은 말씀을 적어 책 선물도 해주셨는데 큰 힘이 됐다"고 떠올렸다. '박찬호가 막고, 김태균이 친다'. 내년 시즌 한화의 승리 방정식이 될 것이다.
▲ 포수 신경현, "찬호형 잘 적응하도록 돕겠다"
박찬호와 함께 호흡을 맞출 포수는 신경현이다. 2009년부터 3년간 주장을 맡아온 신경현은 송진우·구대성·정민철·류현진 등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대투수들의 공을 받아왔다. 이제 내년에는 박찬호의 공도 받게 됐다. 신경현은 "한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웃었다.
그는 "우리팀에 오게 됐으니 잘 된 일 아닌가. 우리팀에 어린 투수들이 많은데 찬호형을 보고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이제 우리팀 선수다. 찬호형이 나보다 선배이지만 나도 고참인 만큼 잘 적응하도록 돕겠다. 아무래도 어린 선수들이 어려워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중간에서 잘 하겠다"고 약속했다.
투수 박찬호에 대한 기대도 크다. 신경현은 "찬호형 공을 받아본 적은 없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찬호형과 호흡을 맞춰 나갈 듯하다. 워낙 베테랑이지 않은가. 위기 관리 능력도 좋으니 내가 타자들에 대한 정보만 많이 알려주면 된다"고 했다. 대투수들과 호흡이 좋기로 유명한 신경현이기 때문에 기대가 되는 부분. 최고의 투수와 만나면 신경현도 최고의 포수가 된다.
▲ 투수 최고참 박정진, "함께 하다니 설레인다"
올해 한화 투수조 최고참으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박정진은 이제 박찬호에게 최고참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 하지만 그는 "박찬호 선배가 우리팀에 오게돼 정말 반갑다. 박찬호 선배 같은 분과 함께 운동하며 호흡한다는 것 자체가 설레인다"며 동안에 어울리는 설렘을 나타냈다.
박정진은 지난해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 박찬호와 만난 기억이 있다. 당시 박찬호는 소속팀 없는 FA 신분이었고, 박정진은 마지막 기회를 살리기 위해 몸부림을 치던 때였다. 당시 박찬호는 박정진에게 투구 밸런스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그때부터 박정진은 다이내믹한 투구폼에서도 잃지 않는 투구 밸런스를 만들었다.
당시 박찬호의 훈련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박정진은 "찬호 선배가 2주 가량 캠프에 있었다. 한 가지 스케쥴이 나오면 그거를 끝까지 소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복근운동처럼 몸의 밸런스를 잡기 위한 세부적인 트레이닝에 중점을 둔 게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는 "찬호 선배가 잘 적응하실 수 있도록 이야기도 많이 하겠다"며 최고참 맞이 준비를 끝냈다.

▲ 주장 한상훈,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큰 힘"
내년 시즌 한화의 새로운 주장으로 발탁된 내야수 한상훈은 누구보다도 박찬호를 기다렸다. 그는 "너무 좋다. 박찬호 선배는 존재만으로도 크다. 최고의 선수가 한화에 입단하지 않았나.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은 일"이라며 감격해 했다. 그는 박찬호의 입단식에도 자청해서 참가한다. "감사인사라도 드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박찬호와 작은 인연도 있다. 한상훈은 "아마 찬호 선배는 잘 기억하지 못할텐데 신일고 3학년 때 직접 주최한 행사에서 만나 뵈었던 기억이 있다"고 떠올렸다. 까까머리 고교 졸업반 학생선수는 이제 어엿한 팀의 주장이 되어 대선배를 맞이한다. 2007년 말에는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상비군으로 잠깐 이야기를 나눈 기억도 있다.
그는 "내가 주장이지만 그 전에 팀의 후배다. 찬호 선배에게 많은 조언을 얻을것"이라며 "메이저리그와 대표팀에서 경험을 많이 하셨다. 여러가지로 물어볼게 많다. 우리팀 투수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찬호 선배가 팀에서 생활하시는 데 있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돕고 싶다. 그라운드에서 나부터 몸 사리지 않고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막겠다"며 누구보다 강렬한 의지를 보였다. 주장으로서 두 팔을 제대로 걷어붙였다.
▲ 황금장갑 이대수, "한 사람으로서 굉장한 호인"
올해 데뷔 11년 만에 감격적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뜨거운 결신의 눈물을 뿌린 이대수도 박찬호의 입단을 반겼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대선배다. 경험이 워낙 많으시기 때문에 우리팀 선수들에게 정신적 부분 등 굉장한 도움을 주실 것"이라며 "박찬호 선배 같은 대선수와 뛴다는 것 자체가 나뿐만 아니라 우리팀에게 모두에게 플러스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대수는 한화 이적 후 첫 스프링캠프였던 지난해 하와이에서 박찬호를 만난 바 있다. 그는 "그때 찬호 선배가 오셔서 쉬는 날 칵테일 한 잔을 함께 마신 기억이 있다. 2~3시간 동안 이야기를 해보니 야구를 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굉장한 호인이라고 느꼈다"며 박찬호에 대해 인간적인 호감을 나타냈다.
내년 시즌 박찬호가 땅볼을 유도하면 유격수 이대수가 깔끔하게 처리하는 장면을 한화 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을 전망. 박찬호가 유격수 쪽 땅볼을 유도하면 뒤돌아볼 필요도 없다. 이제는 '골든글러브 유격수' 이대수가 박찬호를 든든히 뒷받침할 것이다.

▲ 후배 투수들도 대환영
한화의 어린 후배 투수들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괴물 에이스' 류현진은 "박찬호 선배는 메이저리거이시다. 잘 해주실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공주고 18년 후배 안승민도 "박찬호 선배는 한마디로 우상이다. 앞으로 배울 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고, 박찬호에게 등번호 61번을 양보한 2년차 투수 김경태도 "존경하는 선배님이다. 지난해 하와이 캠프에서 서클체인지업도 가르쳐주셨다. 앞으로 많이 배우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