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올 겨울은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스토브리그의 전반전 종료가 눈 앞이다. 롯데는 FA로 정대현(33), 이승호(30) 등 두 명의 SK 핵심 불펜을 이식하는데 성공했고 2차 드래프트에선 김성배(30), 박동욱(26) 등으로 마운드를 높였다. 또한 SK로 이적한 임경완(36)의 보상 선수로 임훈(26)을 지명해 외야를 두텁게 했다. 반면 주포 이대호(29)와 에이스 장원준(26), 그리고 핵심 불펜 임경완과 좌완 허준혁(23) 등이 팀을 떠났다.
이제 23일 롯데가 정대현 영입에 대한 보상으로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SK에 제출하고, SK가 30일까지 보상선수를 선택하면 롯데의 스토브리그 전반은 끝이 나게 된다. 남은 건 정규시즌 2위라는 성과를 낸 선수단과의 연봉 협상이다. 과연 롯데의 올 겨울은 어떤 중간평가가 가능할까.

▲ "롯데, 최고의 겨울을 보냈다"
롯데 감독을 지냈던 MBC 스포츠플러스 양상문(50) 해설위원은 "롯데가 최고의 겨울을 보냈다"고 단언했다. 양 위원은 "투타 핵심이 빠지는 등 전력 누수가 심했다. 그렇지만 새로 들어온 전력들의 면면을 보면 결코 빠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단 투타 핵심이 빠진 것은 크다. 4번 타자 이대호(29)가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에 입단했고 에이스 장원준(26)은 경찰청 입대를 앞두고 있다. 사실상 두 사람의 공백을 완전히 채우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이번 스토브리그서 롯데는 타선 쪽에서 특별한 보강은 없었다. 그렇지만 투수는 정대현을 비롯, 이승호, 김성배, 박동욱 등이 전열에 가세해 마운드를 높였다.
양 위원은 "이대호와 장원준이 빠진 내년이 팀컬러 변신의 기회"라면서 "스프링캠프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오히려 내년에는 더 무서운 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까지 롯데는 강한 타력을 자랑했지만 중심타선의 발이 느린 것과 한 번 막히면 끝까지 잘 안 풀리는 게 약점이었다"고 롯데 타선을 평가한 양 위원은 "이대호가 빠진 내년에는 좀 더 뛰는 야구, 작전의 비중을 높이는 야구 등으로 올해보다 더 공포스러운 타선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한 투수 쪽에서도 양 위원은 "에이스 장원준이 빠졌지만 추가된 투수들의 면면을 보면 고질적 약점이던 불펜이 분명히 강화되었다"면서 "특히 정대현의 존재는 크다. 단지 투수 한 명이 추가된 걸 넘어서 다른 투수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왼손 이승호가 장원준만큼 해 주기는 힘들겠지만 경험이 풍부한 선수인만큼 큰 힘이 되어 줄 것으로 본다"라고 예측했다.
끝으로 양 위원은 "이제까지 롯데가 FA 등으로 선수영입을 많이 했지만 올 겨울은 전체적으로 따져봐도 최고의 겨울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까지 평가했다.
▲ '최고의 겨울'의 조건, 연봉 협상
롯데는 23일까지 SK에 정대현 이적에 따른 보호선수 명단 20인을 제출하면 '스토브리그 전반전'을 마감하게 된다. 이제 주전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이라는 '후반전'을 앞두고 있다. 롯데 배재후(51) 단장은 "최초로 정규시즌 2위를 했기에 선수들도 (연봉 협상에서) 만족 할만한 결과가 있을 것이다. 순조롭게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렇지만 협상 테이블에 본격적으로 앉은 선수들은 구단과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한 선수는 "정규시즌 2위를 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렇지만 구단에서 내민 조건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게 사실이다. 다른 선수들도 비슷한 분위기"라며 롯데의 올 겨울 연봉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롯데는 이미 2년 연속으로 연봉협상을 순조롭게 마감하지 못했다. 2010년엔 투수 이정훈(선수 8000만원 주장, 구단 7200만원 제시)이, 2011년엔 타자 이대호(선수 7억원 주장, 구단 6억3000만원 제시)가 결국 연봉조정협상까지 신청했다. 결국 연봉조정 결과 구단측 금액으로 연봉이 결정됐지만 두 선수는 나란히 팀을 옮기게 됐다. 연봉조정과 이적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보긴 힘들지만 선수와 구단 사이에 틈이 벌어진 것은 사실이다.
적극적인 외부 피 수혈로 투타 핵심이 빠진 공백을 어느 정도 채운 롯데가 진정 '최고의 겨울'을 만들기 위해선 지난 2년과는 다르게 순조로운 연봉 협상이 필수다. 정규시즌 2위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일군 올 한해였기에 '내 식구 챙기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과연 롯데가 이번 겨울을 끝까지 따뜻하게 매조지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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