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8)가 마침내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박찬호는 20일 한화와 최저연봉 2400만원과 야구발전기금 6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하며 공식 한화맨이 됐다. 이어 곧바로 서울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플라자호텔 22층 다이아몬드홀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음은 박찬호와의 일문일답.
- 한화에 입단하게 된 소감은 어떠한가.

▲ 특별한 하루다. 미국에서 시작해 18년간 선수생활을 하며 고국에 대한 애착이 생겼다. 한국야구를 생각하고 언젠가 한국에서 해보고 싶다는 그림을 그렸다. 몇 해 전부터 대표팀에서 선수들과 팀을 이뤄 추억을 만들었다. 이후 한국야구장에서 한국팬들 앞에서 나와 같은 동지들과 야구를 해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생겼다. 오늘 소망이 이뤄지는 감격스런 날이 됐다.
내년 시즌 한국에서 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고, 저의 뜻에 이해를 보내주신 구본능 KBO 총재님께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특별법을 통과시키는데 애를 많이 써주시고 현실화 시켜주신 사장·단장·감독님과 각별히 애정을 써 주신 김승연 회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또 깊이 생각해주시고 넓게 생각해 주셔서 한화와 저의 뜻을 동의해서 저에게 기회를 열어주신 각 구단 임원과 이사·사장·단장님들 그분들의 뜻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한국야구의 발전과 즐거움을 만들이 위해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굉장히 기쁜 날이다. 어젯밤 한숨도 못 자고 왔는데도 굉장히 에너지가 넘친다. 굉장히 감사드리고, 열심히 하겠다.
- 일본에서 부상이 있었는데 현재 몸 상태는 어떠한가.
▲ 일본에 있었던 몸 상태는 완쾌됐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꾸준하게 프로그램대로 훈련했다. 특히 허리와 하체 무엇보다 햄스트링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그 문제는 허리에서 오기 때문에 허리 보강 운동을 해왔다. 이번달까지는 러닝·유산소·근력 운동 위주로 한 다음에 다음달부터 실전에서 공을 던지는 시기가 시작될 것이라 생각한다.
- 1994년 LA 다저스 진출 이후 최소 연봉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 특별법이 통과된 13일날 감사한 마음으로 (정승진) 사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그때 사장님이 '다른 구단 사장님들께서 좋게 평가해주시고 좋은 뜻을 모았다. 앞으로는 한국야구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는 뜻과 메시지가 있다. 한화와 박찬호가 함께 지역 유소년야구 발전을 위해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셨다. 그 이후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떠한 것들이 유소년과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와 메시지가 될 수 있나 고민했다. 그것이 한국야구의 질을 발전시켜야 하는 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영광스런 기회에 돈을 얼마를 버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들에게 돈 얼마를 받은 건 의미가 없다. 어떻게 사회 환원을 하고, 롤모델이 되는가가 더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구단에서도 골치가 많이 아프셨을테지만 사장님의 뜻이 메시지가 됐다. 한화와 함께 뭔가를 해야 되겠다 싶었다. 내가 받는 연봉을 전액 유소년 야구 지원금액으로 기부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KBO 등록을 위해 최소 연봉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것도 내가 직접 받아서 어린이들에게 메시지가 되는 일에 쓰도록 해야겠다고 싶었다. 사실 난 2400만원이 얼마인지 몰랐다. 농담이지만 몇 억 되는 줄 알았다. 연봉보다는 어떤 선수로 어떻게 한국 야구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에 더 관심을 갖고 고민할 것이다.
- 구단에 연봉을 백지위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 구단과 함께 하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 생각했다. 얼마를 받아야 하는가를 놓고 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순수한 마음이 퇴색될 것 같았다. 서로 더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봉을 백지위임했다.

- 한국야구 수준과 본인의 상태를 비추어 볼 때 내년 목표를 삼는다면.
▲ 내년 시즌으로 본다면 팀에 기여할 것이고, 도움 되는 투수와 베테랑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있다. 나이가 있고, 부상 히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트레이너들과 함께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짜서 부상에서 벗어나는 시즌을 목표로 하겠다. 어떠한 보직이 될지 감독님과 상의하고, 다양한 기회를 주실 것이다. 감독님께서 들어오기 전에 '골든글러브 받아야하는 것 아니냐'고 하셨는데 받게 해달라고 이야기했다. 두 가지 목표가 있다면 좋은 프로그램과 훈련량으로 부상을 당하지 않고, 기술적으로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 하루빨리 팀에 적응하고 싶다.
- 계약기간은 1년이다. 내후년 이야기도 비쳤는데.
▲ 너무 길게 보면 지금에 집중할 수 없다. 어떠한 큰 그림은 한국야구의 기여를 위해 돌아왔다. 일단 1년을 최선을 다해 잘해본 다음에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년 시즌에 집중하겠다.
- 내년 시즌 가을야구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을 듯한데.
▲ 어느 나라를 가든 어느 팀이든 목표로 갖고 있는 건 우승이다. 우승을 해본 사람은 그 맛을 알기 때문에 더 간절해진다. 필라델피아 있을 때 월드시리즈라는 큰 무대에 서봤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좌절됐지만 상당히 감격적이었다. 마지막 경기까지 다른 팀들보다 많은 경기를 하고, 마지막 경기에 승리한다는 것은 모든 선수에게 부여되는 기회가 아니다. 저에게는 선수생활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기회가 짧다면 내년 시즌이 기회다. 한화가 챔피언이 될 수 있는 자리에 한 선수로서 자리를 지킬 수 있다면 엄청난 큰 선물이 될 것이다. 그걸 목표로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저도 당연히 모든 선수들과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 팬들이 이승엽과의 투타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는데.
▲ 그것 못지않은 볼거리는 김태균이 모든 투수들을 상대하는 것이 될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한화 경기가 더 즐겁고, 깊이 있는 야구를 통해 팬들에게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승엽 뿐만 아니라 다른 팀 어떤 타자들도 경계대상이다. 소홀하지 않아야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동안 이승엽이 한국야구에 기여하고 위상을 높였기 때문에 저 스스로도 흥미롭다. 이승엽과 대결 역시 아주 많이 의식된다. 승엽이에게 '홈런을 치면 볼넷으로 보낸다'는 이야기도 했다.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갖고 그 속에서 한화의 야구가 그 속에서 빛을 보고 결실을 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유소년 야구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한국에서는 어떠할 것 같나.
▲ 밤새 지인들과 연락하고 메시지를 받았다. 저에게 책정된 금액은 씨앗이라고 생각한다. 그 씨앗이 열매를 맺고 큰 나무가 될 수 있게 하는 건 구단이라 생각한다. 이번에 책정된 금액은 앞으로 씨앗이 될 것이다. 박찬호가 할 수 있는 작은 씨앗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한화가 큰 나무 역할을 해서 한국 야구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계획을 계속 고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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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플라자호텔=백승철 기자 /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