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깜빡하고 말씀을 못드렸는데 미리 준비해놓으셨더라".
'코리안특급' 박찬호(38)가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왔다. 박찬호는 20일 한화와 1년간 연봉 2400만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박찬호는 이날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찬호는 이 자리에서 그의 고유번호와도 같은 61번이 박힌 유니폼을 정승진 사장에게서 전달받아 착용했다.

박찬호는 기자회견에서 "LA 다저스에서 61번을 단 뒤 필라델피아, 오릭스 등 어느 팀에 가든 내가 먼저 61번을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때 어린 친구들에게 61번이 인기 있는 번호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이번에는 깜빡하고 말씀을 못드렸다. 그런데 이미 61번이 박힌 유니폼을 만들어주셨더라. 밤새 유니폼을 만들어주셨을 분께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이번에 후배가 61번을 양보해줬다고 들었는데 크게 한턱 내야겠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올해 한화에서 등번호 61번을 쓴 선수는 2년차 좌완 투수 김경태(21)다. 김경태는 박찬호의 입단이 확정된 뒤 "감히 '양보'라는 표현도 쓸 수 없다. 당연히 드려야 하는 것이다. 존경하는 대선배님께 드리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찬호와 61번의 인연은 그가 처음 미국 땅을 밟을 때부터 시작됐다. 국내에서 등번호 16번을 달았던 박찬호는 미국에서도 처음에는 16번을 달 생각이었다. 하지만 1994년 입단 당시 LA 다저스 론 페로나스키 투수코치가 16번을 달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6을 뒤집은 61을 등번호로 달게 된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autumnbb@osen.co.kr
서울 플라자호텔=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