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됐다".
안기헌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20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이사회가 끝난 뒤 공식 브리핑에서 밝힌 말이다. 내년 시행이 확정된 승강제와 관련된 세부 방안을 확정짓지 못했다는 뜻이었다.
애초 이번 이사회에서는 스플릿 시스템을 도입해 강등되는 팀의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현행 16개팀에서 4개팀이 줄어 12개팀으로 1부리그가 운영되는 방안이 유력했다. 강등되는 4개팀은 2부리그에서 한국 축구의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는 바탕이 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생존을 우려한 시도민 구단들의 강력한 반발이 문제였다.
이사회가 열리는 도중 기자회견을 자처한 시도민 구단 측은 "2부리그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등은 곧 팀을 해체하라는 소리"라며 불만을 내비쳤다. 이들은 강등 규모를 4개팀에서 2개팀으로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시도민 구단들의 반발에 따라 강등 규모는 내년 1월 예정된 정기 이사회로 미뤄지게 됐다.
강등 규모만 유보된 것은 아니었다. 최근 내셔널리그 측이 면제를 요구한 승격팀에 부과될 수 있는 가입금(10억 원)과 프로축구 발전 기금(30억 원) 문제도 다시 한 번 논의하기로 결론내렸다.
이에 대해 안 총장은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승격팀에게 돈을 내라는 경우는 없다. 그러나 이미 가입금과 발전 기금을 낸 기업 구단들은 공평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불만이다"면서 "강등 규모와 가입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무진부터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 K리그는 3월 3일 개막하기로 결정됐다. 스플릿 시스팀이 되는 내년 K리그는 8월 26일까지 각 팀당 30경기를 먼저 치른다. 이 순위에 따라 상하위 리그를 나눠 9월 14일부터 12월 9일까지 남은 경기를 소화하게 된다. 내년도 경기는 총 352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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