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人행 스기우치, FA 좌완 잔혹사 끊을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2.20 14: 17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데려온 좌완으로 크게 재미를 못 본 팀이 바로 요미우리 자이언츠다. 그 요미우리가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에이스로 활약한 스기우치 도시야(31)를 영입했다.
요미우리는 지난 19일 “FA 자격을 얻은 스기우치와 4년 20억엔에 달하는 계약을 맺었다”라고 밝혔다. 스기우치는 지난 10시즌 동안 다이에-소프트뱅크서 103승 55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에는 승운이 따르지 않아 8승(7패)에 그쳤으나 평균자책점이 1.94에 불과했다.
175cm의 작은 신장이지만 릴리스포인트를 최대한 앞으로 당겨 던지는 묵직한 볼 끝과 체인지업이 매력적인 투수가 바로 스기우치. 요미우리는 한 시즌 10승 이상이 보장된 스기우치에게 선발 한 자리를 맡길 계획이다.

그러나 요미우리는 그동안 FA 좌완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팀이다. 2005시즌 후 요미우리는 주니치에서 통산 80승을 거뒀던 기교파 좌완 노구치 시게키를 영입했다. 1999시즌 19승을 올리는 등 명성을 떨쳤으나 주니치에서의 마지막 2시즌 총 7승에 그치며 쇠퇴기를 걸었던 투수였다.
경험을 높이 사며 노구치를 데려온 요미우리였으나 결과는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갔다. 이적 첫 시즌 단 한 경기에 출장해 3이닝 3실점만을 기록하고 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었던 노구치는 2007년 31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30에 그쳤다. 2008년 1군에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노구치는 함께 FA 먹튀 신세로 전락했던 카도쿠라 겐(전 삼성)과 함께 방출 수순을 밟았다.
2009시즌 후 요미우리는 니혼햄에서 FA 자격을 얻은 후지이 슈고를 영입했다. 후지이는 야쿠르트 시절이던 2001년 14승을 올리며 센트럴리그 다승왕이 되는 등 나름대로 족적을 쌓았던 후지이는 2009년 7승 5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하고 FA 자격을 얻어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후지이도 요미우리에 큰 공헌을 해주지는 못했다. 지난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하며 요미우리의 잔혹사를 끊는 듯 했으나 올 시즌에는 단 한 경기 출장(평균자책점 5.40)에 그친 후지이다. 구위 면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1군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사실상 개점휴업했다.
그리고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스기우치. 이전 두 명의 좌완과 스기우치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체구가 크지 않은 좌완 투수라는 점. 노구치도 179cm에 불과했으며 후지이의 공식 신장도 스기우치와 같은 175cm다. 167cm의 키에도 4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 중인 이시카와 마사노리(야쿠르트)의 예도 있으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작은 키 투수’는 “오랫동안 활약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라는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워낙 예전부터 거물 선수의 영입이 잦았던 요미우리였던 만큼 실패 전례도 수두룩했다. 최근 5년 간 매 시즌 꾸준히 170이닝 이상을 소화했던 좌완 스기우치는 투수에게 유리했던 야후 돔을 떠나 타자 지향적인 구장 도쿄 돔을 안방으로 삼으며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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