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박찬호(38)의 한화 입단을 가장 반기는 사람은 누굴까. 한화 선수들은 주저하지 않고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을 꼽는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류현진에게 17년 빅리그 경력의 박찬호는 살아있는 교본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좋은 롤모델이자 조언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박찬호의 한화 입단은 류현진에게 분명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마치면 구단 동의하에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다. 그는 "일본은 생각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로 가고 싶다"며 일본 대신 미국을 다음 행선지로 확실하게 못박았다. 이미 박찬호가 2001년 시즌 후 텍사스로 이적할 때 FA 대박 계약을 이끌어낸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도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박찬호는 지난 1994년 1월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그리고 무려 17년을 빅리그에 몸담았다. 통산 1993이닝과 124승은 지금도 모두 아시아 투수로는 최다 기록으로 남아있다. 부와 명예를 모두 누렸고, 바닥으로의 추락도 경험했다. 메이저리그의 생리와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난 2년간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한 김태균도 "박찬호 선배는 워낙 메이저리그 경험과 노하우가 많다. 미국에서는 어떤 식으로 준비를 해야 하는지 이것저것 배우지 않을까 싶다. 현진이도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있으니까 박찬호 선배께 배울게 많을 것이다. 아마 나한테는 물어볼 것도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김태균이 바라보는 류현진은 기량이 최고조로 올라와 있는 투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그는 "현진이는 직구-슬라이더-체인지업으로 구종이 좀 단조로운 면이 없지 않다. 박찬호 선배는 변화구가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도 현진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거 파워피칭 대명사였던 박찬호이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투심과 커터 같은 변형 직구들을 습득했다.
박찬호도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류현진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가는 것보다 가서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그칠 게 아니라 잘해야 한다는 뜻. 이어 "그렇게 하기 위해 계획을 길게 잘 짜야 한다. 계획에 따라 부족한 건 하나씩 하나씩 메워나가야 할 것이다. 몸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회는 항상 얻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찬호도 메이저리그 시절 부상으로 많이 고생했다. 누구보다 몸 관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류현진에게도 '건강한 몸 상태 유지'를 최우선 조건으로 삼았다. 류현진의 기량이라면 언제든 많은 기회는 얻어질 수 있다는 게 박찬호의 판단이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현존 최고 에이스 류현진. 그리고 당대 최고의 투수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한 박찬호. 한국야구 대투수 계보의 과거와 현재가 그려나갈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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